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진출 10년 ‘P&G’(우리도 한국기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진출 10년 ‘P&G’(우리도 한국기업)

입력
1998.06.02 00:00
0 0

◎철저한 현지화전략 성공/아이보리·위스퍼·팸퍼스 등 생활속에 깊이 뿌리내려P&G(프록터 앤 갬블)라는 이름은 낯설다. 89년 서통과 합작을 통해 우리나라에 진출했으니 10년째가 된다. 회사를 내세우지 않는 독특한 전략 때문에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아이보리(비누) 위스퍼(생리대) 팸퍼스(기저귀) 팬틴(샴푸) 등 P&G가 거느린 브랜드들은 우리 생활속에 자리잡은지 오래다. 최근에는 쌍용제지의 인수로 브랜드 뒤에 숨어 있던 P&G의 실체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국내진출 10년동안 P&G가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95년 위스퍼로 생리대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97년 출시한 아기기저귀 팸퍼스와 98년 선보인 팬틴샴푸는 놀라운 속도로 선두권에 진입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물론 제품력이지만 철저한 현지화 전략의 몫이 더 크다.

P&G는 국내 진출과 동시에 합작사였던 서통의 평택공장에 터를 잡았다. 다른 다국적 업체들이 판매 혹은 합작을 통해 시장가능성을 타진한 뒤 독자진출의 수순을 밟았던 것과는 달리 진출과 동시에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93년 건전지사업에 대한 과잉투자로 합작사 서통이 흔들리자 40%의 합작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국내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연간 500만명분의 생리용품, 연간 10만명분의 기저귀를 생산하는 대규모 천안공장을 지었다.

천안공장 준공은 철저한 한국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국내생산체제를 통해 국내수요를 충당하는 것은 물론 이즈음부터 수출에 나섰다. 그러나 P&G의 진면목은 다국적기업이 국내시장에 진입해 이익을 본국에 가져간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뒤집은데 있다. 생리대 기저귀 샴푸 등 3대 주력상품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국내 공장설립과 공익활동으로 재투자됐고, 국내생산량의 상당부분을 동남아시장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97년 회계연도 매출액 2,400억원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정도다. 천안공장에서 생산하는 아기기저귀의 75%가량은 수출된다. 특히 수출이 절실한 국난극복의 과제로 등장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에는 수출을 더욱 강화했다. 올 1·4분기 수출실적은 252억원. 지난해 같은기간(196억원)보다 30%가량 확대됐다. P&G 관계자는 직원들에 대한 인본주의가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덕목이라고 소개했다. IMF 이후에는 감원 감봉대신 직원들에 대한 긴급자금대출 프로그램을 늘렸고 5월에는 전직원에게 똑같이 100주씩의 스톡옵션을 나눠주는 등 P&G의 인본주의를 지탱하는 사례들은 숱하게 많다.<이재열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