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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질서 ‘엎질러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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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질서 ‘엎질러진 물’

입력
1998.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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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國 입장差·CTBT한계 印­파 충돌예방만 주력인도가 깨고 파키스탄이 매장해버린 핵질서를 복원하기 위해 국제사회, 특히 미국 등 핵강국이 두통을 앓고 있다. 대응방안의 골자는 핵비확산에 관한 「범세계적 합의」를 깬데 대한 「응징」과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조속가동을 통한 핵질서 복원을 위한 「당근」책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한 번 흔들린 핵질서를 복원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응은 「응징」보다 양국간 핵충돌을 피하고, 여타 핵개발국의 추가 핵실험을 봉쇄하는 예방조치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미국이 인도·파키스탄간 핵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핵무기 발사 안전장치 제공 ▲양국간 핫라인 개설 ▲위성정보 제공 등에 대한 검토를 서두르고 있는 점이 이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 미국은 아울러 위기의 근본을 없애기 위해 양국간 해묵은 카슈미르 분쟁 해결에도 적극 개입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유연대응 역시 인도·파키스탄간의 긴장을 막는데는 소용이 있을 지 모르지만, 북한 이란 등 추가 행동 가능국에 대한 궁극적 핵억지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 조차도 인도·파키스탄에 대한 대응에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의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묵인 제스처와 인도 핵실험에 대한 러시아 프랑스의 미온적 대응 등은 핵비확산합의에 대한 비동맹권 국가들의 냉소와 맞물려 핵질서 복원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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