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상황 회고하며 ‘이야기꽃’31일 명동성당이 축성100주년을 맞아 「특별한」 손님들을 맞았다.
현대사의 굽이마다 이곳을 피난처와 투쟁장소로 이용했던 사회·노동운동가, 철거민, 장애인 등 3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축하 손님으로 명동성당을 다시 찾아 성모광장에서 다과회에 참석하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올해 합법화 원년을 맞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은 89년 교단에서 쫓겨난 뒤 절박한 심정으로 지새던 명동성당 시절을 토로했고 실업의 칼바람에 맞서 지난 30일까지만해도 시위·집회·파업을 벌였던 민주노총 이갑용(李甲用) 위원장 등도 검게 그을린 얼굴로 나타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위원장은 『제2기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해 국난극복에 힘써 달라』는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의 당부에 『큰 격려 감사합니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서울지하철노조원들은 지난해 겨울 철야농성중 일부 조합원들이 본당벽에 「실례」를 했다가 성당측의 항의를 받고 청소를 했던 일을 얘기하며 겸연쩍어했고, 장기농성중 기습투입된 경찰에 끌려나갔던 한국통신노조원들은 만감이 교차하는양 성당안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명동성당 주변에 상주하며 경비를 맡아온 경찰도 이날만큼은 손님으로 농성자측과 다정한 악수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았으며, 10여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산업연맹과 건설일용직노협 노조원들도 이날만은 면도까지 하고 「선배」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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