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시중은행 3∼4개이상 합병… 조흥·상업·한일 우선대상정부는 6∼7월중 3∼4개이상 대형 시중은행의 합병을 통해 세계 100위권안에 드는 초대형은행인 이른바 「슈퍼뱅크」의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31일 『6월중 3개 이상의 대형은행들이 자발적인 합병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할 초대형은행을 만들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며 『자발적인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월말 마무리되는 은행 경영평가를 토대로 7월중 합병권고등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3개 이상의 은행을 하나로 합병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관련, 지난해말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해 경영실사를 받고 있는 조흥·상업·한일은행 등이 획기적인 경영개선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이같은 구조조정의 우선대상으로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경영구조가 건실한 신한·외환은행을 중심으로 다른 시중은행을 통합하는 형태의 슈퍼뱅크 출현도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슈퍼뱅크의 규모를 자본금 5조∼7조원, 자산규모 100조∼150조원대이상으로 만들어 세계 100위권 은행에 진입시킨다는 구상이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은행인 한일은행(자본금 26억달러·자산 349억달러)이 96년말기준 세계 136위를 기록했으나 환란으로 원화가치가 폭락(원·달러환율상승)하면서 200위권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정부는 외국의 초대형은행이 국내에 본격진출할 것에 대비하고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자본금규모가 큰 슈퍼뱅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리·환율관리등 금융외환정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정책당국과 민간은행의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 현재의 시중은행체제에서는 이같은 정책조율이 어렵다는 점도 슈퍼뱅크 설립 추진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정부당국이 초대형 민간은행과 선의의 정책조율을 통해 복잡한 금융시장을 관리해 나가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10여개 시중은행들이 도토리 키재기식의 과당경쟁을 일삼고 있어 정책조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금융구조조정기에 슈퍼은행을 만들지 못하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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