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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도 일 잘하면 종업원에 주식준다(실리콘밸리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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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도 일 잘하면 종업원에 주식준다(실리콘밸리 이야기:1)

입력
1998.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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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부터 발상전환 노력,도시전체 벤처정신 무장「금문교」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101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다보면 나즈막한 산과 들판 사이로 마운틴뷰(Mountain View), 팔로알토(Palo Alto), 쿠퍼티노(Cupertino), 산타클라라(Santa Clara), 새너제이(San Jose)등 도시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바로 세상 곳곳에서 도전과 모험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드는 최대 규모의 「벤처 촌(村)」, 실리콘밸리이다. 마천루 빌딩 숲과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대도시 분위기를 상상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의 첫인상이 대단히 목가적이라는 사실에 당황하게 된다.

실리콘밸리에는 이처럼 예상 밖의 일들이 무척이나 많다. 차고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한 특이한 성공사례가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한 일이다. 일상적인 통념이나 고정관념을 넘어선 곳에서 바로 성공의 신화가 만들어 진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음식점중에 「향원」이라는 중국집이 있다. 미국땅에서 스테이크, 혹은 햄버거가 아니라 웬 중국집이냐 할지 모르지만 향원은 보통 중국집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원동력인 「벤처」 개념을 도입한 중국집이다.

향원은 올해초 종업원들에게 스톡옵션제를 실시한다고 해서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향원은 첨단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고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도 아니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주식을 나누어 줌으로써 보다 나은 맛과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곳이 됐다. 스톡옵션제를 실시하는 중국집의 이야기는 이 곳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실리콘밸리적인 발상인지도 모른다.

어쩌다 길가는 학생들의 대화를 들어봐도 특색이 있다. 누구 아빠가 이번에 스톡옵션으로 몇주를 받았다거나 어느 집에서 최근 주가가 올라 얼마를 벌었다는 것 등이 일상적인 대화내용이다.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벤처기업가의 꿈을 키워간다. 이렇게 생활 곳곳에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벤처정신이 담겨 있다.

실리콘밸리는 분명 세계를 움직이고 21세기를 개척하는 첨단 기술을 창조해내는 곳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연구소의 정적인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늘 깨어있는 움직임들이 지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연구소보다는 주식을 나눠주는 벤처기업, 중국집등이 모여있는 「시장」이라는 표현이 실리콘 밸리의 참 모습을 더욱 잘 나타내는 지도 모른다.<이지선 드림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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