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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몸짓…무한의 흡인력/홍신자 웃는돌 무용단 ‘순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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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몸짓…무한의 흡인력/홍신자 웃는돌 무용단 ‘순례’·‘새’

입력
1998.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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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자의 웃는돌 무용단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5월27, 28일 최신작 「순례」와 「새」를 공연했다. 과거 그의 작품에서 분출하던 전율적 에너지는 가라앉았다. 대신 더 넓게, 깊숙이 내면으로 스며든 것같았다. 느리고 극히 제한된 몸짓은 환상적인 조명과 어울려 인상적인 시각효과를 만들어냈다. 눈을 뗄 수 없는 흡인력이 객석을 빨아들였다.이번 공연은 군무「순례」와 홍씨의 솔로「새」를 엮어서 했다. 50㎝ 높이의 목발을 신고 어깨에 대나무장대를 걸친 무용수들은 뻣뻣한 긴 옷을 입고 걸어나왔다. 허공에 뜬 발, 십자가에 매달린 죄수처럼 양 팔을 벌려 장대에 얹은 모습, 고통스럽고 조심스런 몸짓. 한참 뒤 순례자들은 옷과 장대의 굴레를 벗고 편안해졌지만 이내 쓰러졌다. 더 큰 고통. 새가 나와 조용히 지나갔다. 「자유」라고, 새는 속삭였다. 마침내 순례자들이 일어섰을 때 어린이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그들 사이를 누비며 꽃을 나눠줬다. 그들은 쥐고 있던 활을 떨어뜨리고 평화를 받았다.

홍씨의 춤은 곧 명상이고 구도(求道)이다. 이번 공연에 머리를 혼란케 하는 전위적 충격은 없었지만 관객들은 저주파의 자장에 사로잡혔다. 생각하는 춤의 신비스런 느낌이 모르는 새 우리를 먼 궁극의 세계로 끌고 갔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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