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판정 앞두고 신규대출 중단·기존대출금 회수금융기관의 지나친 보신주의로 은행대출이 마비되면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데다 부실기업 판정에 의한 퇴출시한(6월8일)이 임박하면서 신규대출은 커녕 기존 대출금마저 급격히 회수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도 금융기관의 지급보증 기피로 중단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30대 그룹 재무담당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금융간담회」를 열어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극한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자금공급 원활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마비된 은행대출 참석자들은 은행들이 부실기업의 퇴출시한을 앞두고 일체의 대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금융기관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기존 대출금의 연장을 거부하고, 무차별적으로 여신을 회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기관의 지나친 보신주의로 운전자금 조달이 마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대출금의 상환을 연장해 줄 때도 하루단위 등 초단기로 해주면서 추가담보와 지급보증까지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부실 금융기관을 조속히 정리해 신규대출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단된 회사채 발행 금융기관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서 일부 보증보험사 등 보증기관을 제외한 은행 종금사 등 금융기관의 회사채 지급보증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30대 그룹 담당자들은 은행권 대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유일한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발행을 위한 지급보증을 재개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폐쇄종금사의 지급보증으로 이미 발행된 회사채의 경우 가교종금사(한아름종금)로 지급보증업무가 승계되지 못해 기업들은 회사채 인수기관으로부터 현금상환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무역업체 허리휘게하는 비싼 외환수수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전에 비해 두배나 오른 외환수수료(12∼13%) 및 환가료부담으로 무역업체의 이익이 감소하고 손실이 늘고 있다. 외국계은행은 외환수수료를 올리지 않고 있는데 반해 시중은행들만 일방적으로 올렸다는 것.
■연 20% 고금리 표면금리는 연 17%대로 떨어졌지만 기업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할인어음, 당좌차월, 종금사 기업어음(CP) 할인금리는 20%를 넘고 있다.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초고금리로는 수익성 유지가 불가능하다며 10%대로의 인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사의 경우 시중은행들이 외화대출에 대해 약정금리에다 3∼4.5% 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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