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는 고단위(高單位)외교다. 미국등 상당수의 국가들은 의전상 정상외교를 대충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첫번째가 국빈방문(State Visit)이고, 다음이 공식적인 방문(Official Visit),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사적방문(Private Visit)순으로 구분한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다음달 6일부터 8박9일간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미국은 외국원수를 국빈자격으로는 재임중 한번만 초청한다. 이유는 국빈초청이 품과 경비가 많이 들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우선 국빈내외를 비롯, 상당수의 수행원들에게 영빈관과 숙식을 무료제공해야 한다. 또 주로 백악관 뜰에서 성대한 공식환영식을 여는데, 이때 21발의 예포는 필수적이다. 저녁 한번은 미국대통령이 각계인사를 초청, 성대한 국빈환영만찬을 베풀어야 한다. 이밖에 상하원연설을 주선해야 하는등 품이 많이 든다.
■이에비해 「공식적인 방문」은 주로 실질적인 정부수반이긴 하나 국가원수가 아닌 경우에 국빈방문에 준하는 대우를 한다. 예컨대 영국총리나 일본총리 독일총리등이 미국을 첫 방문했을 때다. 예포발사등 번거로운 의전절차가 대폭 생략된다. 의전행사가 더욱 생략된 「실무방문」이 요즘의 추세다.
■국빈방문의 공식수행원이 되는 것은 큰 영광이다. 그래서 종종 대통령의 공식수행원이 되려고 부처간 혹은 수석비서관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이번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엔 법무장관이 공식수행원이 됐다. 미국과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을 해야한다는 것이 이유다. 우리나라의 해외도주 범죄인중 약 60%이상이 미국으로 도망치고 있다. 이 조약의 중요성은 새삼 재론이 필요없다. 그렇다면 이중과세방지 협약을 위해서는 국세청장이 수행원이 돼야 할까. 외교를 어렵게 하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노파심일진 몰라도 「한국이 변한게 무엇이냐」고 미국이 비웃을 것같은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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