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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와 우리의 대응/온기운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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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와 우리의 대응/온기운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특별기고)

입력
1998.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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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4월만 해도 달러당 79엔까지 치솟으며 이른바 초엔고를 나타냈던 엔화가치가 그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더니 이제는 140엔대에 육박할 기세로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엔―달러 환율이 27일 137엔선을 기록하는 수준으로 폭락한 직접적인 계기는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까지 상승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다는 루빈 미재무장관의 발언이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엔저는 미일간의 성장력 격차와 이에 따른 양국간 금리격차 확대라는 미일간 기초적 경제여건의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엔화가치는 미일간의 무역불균형 확대등 강세요인도 존재하나 약세요인이 더 우세하여 내년까지는 엔저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즉 현재 일본은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교역국인 한국등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하여 수출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엔화가치의 약세를 유지해야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본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이 8,000억달러에 달하는등 금융시스템이 취약하여 일본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금융개혁에 따른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하는 2000년 이후에나 엔화가치는 절상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엔화가치 하락은 우리나라 수출에 타격을 주어 그렇지 않아도 심화하고 있는 국내경제 침체를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수출금액의 약 60% 정도에서 일본제품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화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 뿐아니라 제3국 시장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현재 자제되고 있는 중국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엔화가치 하락에 자극을 받아 전격적으로 단행될 경우 우리가 받는 영향은 더욱 증폭될 우려도 있다.

엔저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보면 일본과 수출품목이 차별화되어 있는 컴퓨터 통신산업등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산업들은 부품이나 장비, 재료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채산성이 향상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종에서는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은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데 일본의 경우 엔저로 인한 본사공급 부품가격의 하락으로 동남아등 해외에서 생산되는 일본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의 수출이 큰 타격을 받게될 것이다. 중국 동남아등의 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철강 석유화학제품도 엔저로 인해 수출감소가 예상된다. 내수부진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세계 소형차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고 있어 엔저로 인한 일본차와의 가격차이 축소로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조선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부품업체들의 잇단 도산과 대외신인도 저하로 수주환경이 크게 나빠져 있는데 엔저까지 가세하는 경우 일본과의 수주경쟁에서 크게 불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사태에 대응하여 정부와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세계경제의 역학관계와 금융환경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기업들에게 신속하게 제공함과 동시에 우리 산업을 일본과 경쟁하는 구조에서 하루 빨리 탈피하여 우리 나름의 성장 유망산업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해 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엔저에 따른 일본기업들의 수출전략에 면밀한 대책을 세워야 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품질로써 경쟁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구축하여 궁극적으로 엔화가치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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