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초청강연서 언급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가 28일 심상치않은 발언을 했다. 이명예총재는 이날 단국대 행정대학원 초청 강연에서 『6·4지방선거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요구하는 국민적 바람을 확인시켜 줄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나부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의 다양한 정계개편론이 제기되고 있는 최근 정치권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 발언은 자신이 정계개편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가 이미 나름의 선거결과 예측과 함께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구체적 대처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명예총재는 이어 『새로운 정치세력은 계파보스와 지역주의에 의존하지 않고 정책과 미래를 지향하는 각계 각층의 참여로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나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 일을 이뤄내고야 말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지역연합론」 「개혁세력 결집론」 등 여야간 정계개편 그림과 관련, 『경직된 지역감정과 보스주의에 기반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자기혁신의 원천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말로 단호한 거부입장을 밝혔다. 대여(對與) 연합구도를 염두에 둔 당내 일부 중진및 세력과는 경우에 따라 등을 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명예총재는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1차적 방편으로 전당대회 총재경선을 통해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나라당도 철저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소영웅주의적 파벌을 혁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통합과 미래지향 세력이 파당정치와 정경유착세력에 패배했다』고 규정하며 여야간 극명한 차별성을 강조함으로써 「선명야당」 노선을 분명히했다. 이날 발언으로 대선패배후 5개월여 동안 정치의 중심에서 한발짝 비켜 서있던 이명예총재는 정치일선 복귀를 공식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명예총재가 당의 선거 패배시 예상되는 급격한 당세위축과 이에따른 계파보스들의 동상이몽및 견제에 어떻게 대응할 지 두고 볼 일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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