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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흙 기름오염 제거 新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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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흙 기름오염 제거 新기술 나왔다

입력
1998.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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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으로 기름 흡수/美 미용사 반짝 아이디어/NASA도 타당성 인정머리카락으로 바다에 떠다니는 기름을 제거한다. 미국 과학전문 일간지 「사이언스데일리」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런 「엉뚱한 기술」을 고안해낸 사람은 과학자가 아니라 매일 머리카락을 만지는 미용사이다.

앨라배마주에 사는 필립 맥크로니씨는 89년 알래스카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났을 때 TV를 통해 기름범벅이 된 수달을 보고 갑자기 한 생각이 떠올랐다. 머리카락도 동물의 털처럼 기름을 흡수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미용사다운 발상이었다.

그는 미용실에서 쓸어 모은 머리카락 2.2㎏을 아내의 스타킹 속에 넣은 뒤 기름을 채운 아들의 유아용 풀(Pool)에 담가 보았다. 과연! 기름이 머리카락 주변으로 뭉쳤다. 이 실험을 검증하기 위해 그는 집 근처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산하 마샬우주비행센터를 찾았다. 의뢰를 받은 마샬우주비행센터 데이비드 글로버박사는 208ℓ짜리 드럼에 물 151ℓ와 기름 57ℓ를 채운 뒤 머리카락으로 실험을 했다. 한 번의 여과로 대부분의 기름이 흡착되는 것이 확인됐다. 그는 6월께 마무리실험을 한뒤 기름제거용 머리카락뭉치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이미 BEPS라는 회사까지 차렸다. NASA도 이 기술의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어 앞으로 유조선사고로 인한 해상오염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머리카락을 수도 없이 많이 확보해야 하겠지만.

◎물이용 토양세척기 개발/KIST환경복원硏/30분만에 98% 세탁효과

기름에 오염된 흙을 깨끗이 빨래하는 장치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복원연구센터 황경엽(黃京燁) 최대기(崔大琦) 박사팀은 3년간 10억원을 들여 물을 이용한 토양세척기를 개발했다.

3톤트럭 크기인 이 장치는 기름이 묻어 있는 흙을 담으면 30분만에 98% 이상 기름을 제거한다. 하루 처리할 수 있는 흙의 양은 7톤. 기름과 섞이지 않는 물만 이용해 흙에서 기름을 분리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황박사는 『흙과 물을 섞은 뒤 흙에서 기름이 쉽게 빠져 나가도록 비벼주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흙세탁실험을 통해 연구팀은 기름오염도가 1만3,000PPM인 흙을 120PPM까지 낮출 수 있었다.

토양세척기는 흙이 회전통 3개를 통과하면서 1분에 21∼46회 진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또 물을 언제까지든 재사용할 수 있어 환경피해가 없다. 미국 일본에서는 이미 80년대말 토양세척기를 개발했으나 화학약품을 용매로 쓰는 바람에 물을 재활용할 수 없고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황박사는 『기름에 오염된 땅은 지금까지 매립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며 『사회문제가 된 주유소 누유(漏油)로 인한 오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내 특허를 출원한 연구팀은 7월께 미국과 일본에도 특허를 신청키로 했다.<선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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