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투수(LA다저스)가 슬럼프에 빠진데 비해 선동렬 투수(일본주니치드래곤즈)는 호투를 계속하고 있다. 박찬호는 25일 열린 약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이닝을 못버티고 5실점,강판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박찬호가 3회를 견디지 못한 것은 96년 샌프란시스코전서 2이닝 2실점한데 이어 두번째. 제구력 난조에다 자신감마저 상실,방어율이 5.43까지 떨어져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한때 트레이드설까지 나돌았다.■지난해 14승8패에 방어율 3.38이란 뛰어난 성적을 올렸던 박찬호는 97년 11월11일 귀국, 대통령예방을 비롯해 고향 공주방문, 팬사인회 참석, 방송국출연 등 20일동안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 돌아갔다. 특급호텔에 머무르며 영웅대접을 받는 그를 보고 아들을 낳으면 야구를 시키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가 연습을 뒤로하고 일정에 쫓길 때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박찬호의 앞날을 걱정하는 소리가 한쪽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선동렬도 97년 예리한 슬라이더와 강속구를 무기로 1승1패38세이브에 방어율 1.28이란 빼어난 성적을 올려 박찬호처럼 「특급대우」를 받을 자격이 충분했는데도 스스로 이를 외면했다. 귀국해서도 그는 필요한 업무를 마치면 서둘러 일본으로 돌아가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연습에 몰두했다. 96년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했던 쓴 교훈이 그를 연습벌레로 만들었고, 그 결과 그는 재기했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선동렬의 호조와 박찬호의 부진은 지난 겨울 두사람의 대조적인 생활태도에서 이미 예상됐다면 지나친 말일까. 박찬호는 하체가 약해 투구밸런스가 자주 무너진다고 한다. 이것은 지난 겨울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체가 흔들려 생각대로 공이 뿌려지지 않으니 자신감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찬호 선수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훈련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선동렬 선배를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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