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껏 답변해 보라” “토론자세 안돼있다”/120여분 내내 서로 인신공격-팽팽한 대립27일 밤 MBCTV가 주최한 경기지사후보 토론회는 초입부터 파행으로 시작해 시종 후보간의 팽팽한 대립으로 긴장감을 자아냈다. 국민회의 임창렬(林昌烈),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 후보는 1시간20여분의 토론내내 교묘하게 상대후보에게 「칼」을 들이대는 수위높은 게임을 계속했다.
토론회는 시작부터 굴곡을 겪었다. MBC의 예정된 방송순서와 광고때문에 예정시각보다 10여분늦게 토론이 개막됐으나 당사자인 임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회자인 엄기영(嚴基永) MBC 보도제작국장은『임후보가 분장실에 와 있었는데 토론회장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한뒤 먼저 입장해 있던 손후보의 기조연설부터 진행시켰다. 두후보는 토론을 서서 할 지, 앉아서 할 지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후보는 기다렸다는 듯 임후보에게 포격을 가했다. 그는 『임후보지원을 위한 「재(在)경기 호남향우회」가 최근 급조됐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선거운동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손후보는 『5월6일 발간된 이 단체의 회원명부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특별고문으로, 박상천(朴相千) 법무장관등이 자문위원으로 돼있다』며 관권선거 라고 주장했다.
손후보의 기조연설이 끝나자마자 오후 11시15분께 임후보가 입장했다. 임후보는『MBC에 일찍 왔지만 후보간에 진행방식이 원만하게 조율되지 않았는데도 MBC가 성의를 갖지 않고 준비를 해 유감』이라고 일단 MBC를 겨냥했다.
임후보는 이어 기조연설에서 『이번 선거가 미래지향적 정책제시보다는 근거없는 인신공격과 조작된 흑색선전으로 잘못 나아가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임후보는 특히 『지난 토론회서 손후보는 내가 부총리취임후 38억달러를 외환방어에 낭비했다고 주장했으나 한국은행 확인결과 허위사실임이 확인됐다』며 손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대해 손후보는 『내가 주장한 내용은 한국은행의 공식자료』라며 『임후보가 금통위원장으로 재직할 때 만든 자료이므로 잘못이 있다면 임부총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방어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두 후보는 대부분의 시간을 신상문제와 관련한 인신공격에 할애하면서 신경질적인 말싸움으로 일관해 눈총을 받았다. 임후보는 손후보에 대해 『좌충우돌하고 독불장군식으로 답변하고 있다』 『(질문이 복잡해도)능력껏 답변해 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맞서 손후보도 『토론하는 자세가 안돼있다』 『답변할 필요도 없다』고 임후보를 몰아세웠다. 토론이 과열될 기미를 보이자 사회자는 『답변은 치열하게 하되 표정은 유하게 해달라』『말 속에는 칼날이 숨어있으나 표정은 절제해 줘 고맙다』는 얘기들로 분위기를 풀기위해 안간힘을 다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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