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銀 97년도 결산… 장기적 금융불안 가중【도쿄=황영식 특파원】 일본의 9개 도시은행(시중은행)과 장기신용은행, 신탁은행 등 일본 18개 주요 은행의 97년도(3월말 기준) 결산 결과 대부분의 은행이 대규모 경상 적자를 냈으며 불량채권 총액이 21조엔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8개 주요은행이 경상적자를 무릅쓰고 약 10조 4,000억의 불량채권을 손실처리한 데도 불구하고 거액의 불량채권이 남은 것은 장기적인 금융불안의 지표로서 주목된다.
25일까지 발표가 끝난 주요 18개 은행의 결산에 나타난 불량채권 내용은 도산 기업 채권 4조6,000억엔 6개월 이상 연체 채권 8조1,000억엔 3개월이상 6개월 미만 연체 채권 2조4,000천억엔 대출조건 완화 채권 6조5,000억엔이다. 이들 은행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기준에 따라 3개월 이상 연체 채권과 대출조건 완화 채권을 불량채권으로 분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은행은 그동안 도산기업 채권과 6개월 이상 연체채권만을 불량채권으로 삼는 종래 기준으로 불량채권이 15조6,600억엔 규모로 잡아 왔다. 새기준 적용으로 불량채권 규모가 39%나 늘어났다.
한편 9개 도시은행은 공적자금 지원 등으로 국제결제은행(BIS)의 해외영업 기준인 자기자본 비율 8%는 모두 넘어섰지만 일제히 약 6,700억∼1조4,000억엔에 이르는 경상적자를 기록했다. 수년동안 지속된 재할인율 0.5%의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일본 은행들이 이처럼 거액의 경상적자를 낸 것은 불량채권 처리에 이익을 쏟아 부은 데다 주가 하락에 따라 보유주식의 평가익이 감소하거나 평가손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각 은행이 수천억엔, 1조엔을 넘는 불량채권을 안고 있어 아시아 정세 등 경제 상황에 따라 앞으로 운명이 크게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 경제의 주요 문제로 떠오른 대출 경색은 좀체로 해소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30조엔 규모의 공적 자금 투입을 본격화하겠다는 정부의 약속도 이미 국민의 뇌리에 깊이 박힌 금융불안을 지우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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