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통해 90여명 회원모여/컬트영화 고전 ‘록키 호러 픽쳐쇼’/등장인물의 춤·노래 재연「록키 호러 픽쳐쇼」(75년, 짐 샤먼 감독)는 모든 컬트영화의 「원전(原典)」으로 공인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젊은 남녀가 폭풍우를 피해 외계인 양성애자의 집으로 들어가 겪는 기이한 사건을 록음악과 춤으로 엮어나간다. 뉴욕 런던 등에서 10여년째 심야상영되고 있다는 사실, 수동적 관람이라는 「본분」에서 벗어난 관객들의 기행등으로도 유명하다. 심야상영관마다 등장인물의 의상을 입은 관객들이 스크린 앞에 모여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계속 영화 속의 춤과 노래를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이 영화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이 소수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지난해 7월 결성된 하이텔 동호회 「더블 피쳐스(Double Features·2편 동시상영이라는 뜻)」는 「록키 호러 픽쳐쇼」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이다. 회원 90여명은 모임을 통해 이 영화에 대해 혼자만이 느꼈던 독특한 감정을 서로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회원 중에는 1주일에 두 번씩 대학 강의실이나 카페를 빌려 영화 속의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 「열혈」남녀도 있다. 참가자 20여명은 영화 등장인물의 의상을 입고 나와 각자의 배역을 배우들보다 더 실감나게 연기한다. 일부 회원은 직접 맞춰 입기도 하고 특수재료로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들은 6월20일로 예정된 영화의 국내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영화 홍보회사로부터 「출연」교섭을 받고 있는데다 공식적인 첫 개봉무대여서 회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4월에 시삽으로 선출된 민신희(閔新希·24·여·회사원)씨는 『록키 호러 픽쳐쇼는 과거의 무수한 SF영화와 영국과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를 집약해 놓은 영화』라며 『낯선 영화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경향 때문에 국내 개봉에만 2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민씨는 또 『외국애들의 흉내만 내고 있다고 비난하는 어른들이나 괴상한 취미라고 흘겨보는 또래들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취미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사회·문화의 다양성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이상연 기자>이상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