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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애그라가 성공하기까지…

입력
1998.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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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투자·빠른 결단이 ‘사랑의 묘약’ 만들었다/협심증 치료제서 방향 전환/만 7년만에 일사천리 탄생/올 매출 최소 50억弗 전망제2의 성해방을 이루고 있다는 남성 성기능장애 치료제 바이애그라. 출시 한달만에 판매 순위 1위에 올라 미국 제약사를 다시 쓰고 있는 최고의 신약이다. 그러나 바이애그라는 미국 화이자사의 적극적인 투자와 빠른 결단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화이자사가 바이애그라를 탄생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만7년. 영국 샌드위치의 화이자 연구소는 91년부터 바이애그라의 성분인 실데나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애초에는 발기불능이 아닌 협심증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92년 임상시험 도중 뜻하지 않은 수확이 생겼다. 신약의 혈관 이완성분이 음경의 혈액순환까지 덩달아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바꿔 말하면 남성의 성기능 장애를 회복시킬 수도 있다는 뜻.

화이자사의 윌리엄 스티어 회장은 과감하게 발기불능치료제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일을 처리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자체 임상시험을 고집하는 것과는 달리 3단계의 임상시험 절반 이상을 소규모 연구소에 의뢰, 4년만에 실험을 마쳤다. 「사랑의 묘약」으로 효과를 본 사람들은 즉시 시장으로 투입되었다. 이중에는 밥 돌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 부부같은 유명인사들도 들어있다. 엘리자베스 돌은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밥은 얌전한 사람이었는데… 바이애그라는 놀라운 약』이라고 말해 화이자사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마케팅 팀도 즉각 가동했다. 임상시험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량생산 시스템까지 갖추어 두었다.

실패할 확률도 적지 않았다. 만에 하나, 실패한다면 손실액은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또 이제까지 협심증 치료제 개발에 들인 돈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협심증 환자 보다는 성기능 장애자의 수가 훨씬 많았다. 어림잡아도 미국 내에서만 3,000만명, 전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의 잠재 소비자가 있는 노다지였다. 승부를 걸어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금맥이 터졌다. 바이애그라는 첫 3주간 이제까지 가장 인기있는 신약중 하나인 머크사의 발모제 프로페시아의 7배가 넘게 팔렸다. 연말까지 최소 50억 달러, 일부에서는 110억 달러어치가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세계 제약업체 6위인 화이자사의 96년도 매출액 81억8,800만 달러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중 상당액은 또다른 신약 개발에 투입된다. 그락소웰컴과 노바티스사에 이어 판매액 대비 연구개발비 순위 3위인 화이자측은 이미 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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