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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방문 日王 ‘과거사죄’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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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방문 日王 ‘과거사죄’ 곤욕

입력
1998.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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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들 일왕 행렬에 휘파람 야유/블레어 “60년전 日本 아니다” 무마나서영국에서도 일왕의 「과거사죄」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영국의 주요 언론은 26일 아키히토(明仁) 일왕부처의 영국방문기사를 다루면서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찬반논란을 일제히 게재했다.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했지만 일왕즉위후 25일 밤 처음으로 영국을 방문한 아키히토 일왕으로선 곤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가 최근 아키히토 일왕의 사진을 살인범들의 사진과 나란히 게재해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25일에는 과거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됐던 참전군인들이 「일왕은 과거의 죄를 인정하라」고 주장하며 런던시내 일본대사관 밖에서 밤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일본은 2차대전 당시의 전쟁포로들에 대한 보상을 미루고 있다』면서 『일왕은 일본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저질러졌던 극동지역에서의 비인간적 죄악에 대해 영국인들에게 보상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0여 시위대는 26일 일왕이 엘리자베스 영국여왕과 마차를 타고 런던시내 버킹엄궁 앞쪽의 세인트 제임스 공원 근처를 지날 때 「보기대령 행진곡」을 휘파람으로 불러대며 야유를 보냈다. 이 행진곡은 영국군 포로들의 강제노역 장면을 담은 영화 「콰이강의 다리」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곡이다.

이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선」지 기고를 통해 『과거 전쟁포로들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오늘의 일본은 60년전의 일본과 완전히 다르다』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일본군 수용소에 억류됐던 영국인 2만5,000명중 현재 생존자는 재향군인 1만1,000여명과 시민 4,000여명 등 모두 1만5,000여명. 이들은 51년 일본과의 평화조약에서 합의한 1인당 80파운드(132달러)의 보상금을 1만4,000 파운드로 증액하는 소송을 일본 법원에 제기해 놓고 있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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