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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중간재 연간 1조원 수입/반도체 만들어 ‘남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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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중간재 연간 1조원 수입/반도체 만들어 ‘남 좋은 일’

입력
1998.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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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서 도료·윤활유까지 전산업 기초원료 ‘마법의 물질’/최근 다우코닝社 유치 실패로 2002년 지나야 국내생산 가능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배우자며 「실리콘」이란 단어가 국내 매스컴에 거의 매일 등장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실리콘 원재료 및 중간생산품을 전혀 만들지 못해 반도체 등 국내 관련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한계가 되고 있다.

26일 국립기술품질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실리콘소재 생산기술이 없어 매년 실리콘 중간재를 1조원어치씩 수입하고 있어 반도체 등을 만들어 수출해 봤자 알짜는 외국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실리콘은 크게 반도체 웨이퍼용과 일반 유기실리콘으로 나눠지며, 자동차 방산품 의료기기 화장품 샴푸 도료 윤활유 등 거의 모든 산업에 기초소재로 사용돼 「마법의 물질」로 불린다.

현재 실리콘 원재료와 중간생산품을 생산하는 곳은 다우코닝 등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4개국의 8개사 뿐으로 국내에서는 원재료를 중간생산품으로 가공할 능력조차 없어 중간물질 상태로만 수입하고 있다.

최근 다우코닝이 한국에 28억달러를 투자해 실리콘 원재료 및 중간재 공장을 지으려다 우리 정부의 무성의로 투자계획을 철회, 우리나라에서 실리콘 원료가 만들어지려면 최소한 2002년은 넘어야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기도 한다.

국내 대기업들은 실리콘 제조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국내에 다국적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10년이상 매달렸으나 외국기업들이 기술이전을 완강히 거절하는 바람에 모두 실패한 상태다. LG화학은 다우코닝과 자본합작해 83년 한국다우코닝을 설립했으나 다우코닝측이 중간재의 제조기술마저 넘겨주지 않으려 해 95년말 결별했으며, 삼성도 일본 신에츠실리콘과 합작으로 한국신에츠실리콘을 86년 발족시켰으나 뜻을 이루지못한 채 지난해말 갈라섰다.

국내 기업들은 실리콘 소재로 반도체와 도료 화장품 고무재털이까지 만들고 있지만 중간재를 전량 수입하면서 매년 1조원을 외국회사들에 지불하기 때문에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기술품질원의 최형기(崔炯基) 공업연구관은 『국내에서는 화학연구소 등이 실험실에서 실리콘 원재료와 중간재를 뽑아냈을 뿐 소량 시험제조를 위한 파일럿플랜트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국립기술품질원은 실리콘 소재의 국산화를 위해 고려화학 등 국내기업들에 실리콘 개발자금을 대주기로 하고 26일 산업자원부에 공업기반기술 개발자금 100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최원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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