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때부터 용돈을 줘보세요”/주단위로 적은 액수 지급 스스로 용돈관리 통해 돈의 가치·절제 배우게『엄마 이 장난감 얼마야?』 『아빠는 돈 많이 벌어?』
요즘 아이들은 돈에 관심이 많다. 갖고 싶은 물건도 많지만 예전에 비해 부모의 대화 가운데 돈 얘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갖고 싶었던 것은 뭐든지 가졌고 물건 아까운 줄 몰랐던 것이 얼마전까지의 아이들. 실직 감봉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요즘이야말로 아이들에게 돈의 가치와 올바른 소비법을 알려줄 절호의 기회이다.
삼성어린이개발센터에서 어린이소비자교육을 연구하는 양혜영 연구원은 『아주 어려서부터 돈에 대해 가르치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릴 때는 돈을 모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돈 얘기를 피하거나 기 죽일까봐 장난감이나 용돈을 원하는대로 주는데 이는 옳지 못한 태도라는 것. 그는 『어릴 때 형성된 소비습관은 성인이 돼서도 이어지는데다 갖고 싶은 것을 참는 경험을 통해 욕구를 절제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만약 가장의 실직으로 생활규모를 줄여야 할 형편이라면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솔직하게 얘기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 전체 가계비에서 학원비나 장난감값으로 자녀에게 들어가는 몫을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가계비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너도 갖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한다』고 얘기한다면 훨씬 쉽게 납득한다. 다만 『너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이는데 넌 왜 그 모양이니』라는 식의 비난이나 부담을 주는 표현은 삼가는 것이 좋다.
원광아동상담센터의 유미숙소장은 『용돈은 경제교육을 시키는 데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정해진 기간내에 일정한 금액을 받는 경험을 통해 돈이란 유한한 자원임을 깨닫게 된다. 그는 4∼5세 어린이에게도 적은 액수의 용돈을 주라고 권한다. 잃어버린다면 돈은 잘 간수해야 하는 것이란 교훈을 얻게 된다.
그는 『처음에는 주급단위로 시작해 액수와 기간을 아이의 관리능력에 따라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용돈은 많은 것도, 지나치게 적은 것도 좋지 않다. 액수는 또래아이들이 받는 평균액수를 기준으로 정하지만 가계사정으로 액수가 적어진다면 아이에게 이를 잘 납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가끔 돈이 없는 경험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루정도 엄마가 지갑을 비워둔 뒤 아무 것도 사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 『절약해야 한다』고 열 번 강조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다. 은아유치원(서울 관악구 봉천11동)의 양원숙원장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엄마가 쉽게 사주기보다 용돈을 모아 사게 하거나 일정기간 집안일을 돕게 하면 아이가 욕구를 지연시키는 태도를 익히며 돈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4∼5세의 어린 자녀라도 화분에 물주기, 아침에 신문가져오기 등 간단한 할 일을 줄 수 있다. 다만 『밥을 먹으면 돈을 주겠다』거나 『숙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식으로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데 물질적 보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동의 의미를 가르치기보다 아이의 요구만 늘려놓기 때문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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