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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평생직장’/김서웅 논설위원실장(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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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평생직장’/김서웅 논설위원실장(지평선)

입력
1998.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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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까지로 예고된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 시한을 앞두고 재계와 노동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조가 있는 대형사업장으로서는 마찰없는 정리해고 단행여부의 사실상 첫 시험대. 8,000여명에 이르는 이번 대량해고의 물꼬가 일단 트이면 그동안 눈치보며 수순만 밟아오던 대기업의 인력 잘라내기가 본격화 할 것이다. IMF가 요구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확보하는 대신 우리사회의 오랜 전통인 「평생직장」의 고용관념은 사라지는 단초이다.■외환위기와 IMF체제를 겪으면서 과거 우리 경제성장 드라이브의 추진력이자 강점이었던 많은 요소들이 약점과 질곡(桎梏)으로 지탄받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평생직장 관념만해도 고용관계의 안정과 조직결집력의 발휘를 통해 경제개발시대의 기업 생산성과 경쟁력의 보이지 않는 원천으로 평가받았다. 이제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는 구조조정 최대의 장애물이자 비효율적 공동운명체의 원흉으로 전락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논리로는 첫째, 해고는 국가가 실업보험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인데 기업이 과잉인력을 억지로 껴안는 형태로는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고 둘째, 사양산업과 성장산업간의 노동력 이동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경제전체의 활력과 순환이 생길 수 있는데 내부·외부가 차단되는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풍토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침 휘몰아친 외환위기 돌풍과 수하르토정권의 붕괴를 보면서 「아시아적 가치」가 세계인의 돌팔매질을 받고있다.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할 때는 유교전통의 가부장체제까지 독특한 성장요소로 거론하더니 이제는 모든 것이 부정되고 있다. 이긴자만 살아남는 매몰찬 미국식 시장논리만이 과연 절대적인가. 한국적 문화풍토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공동체적 결집력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지않겠느냐는 여운은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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