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컴퓨터그래픽·회화가 만나면…/아시아 전통의 미학 서양적 도구로 구사올 51회 칸영화제 포스터를 제작한 강우현(康禹鉉·45)씨. 괴짜인 도올 김용옥씨는 그를 가리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똑똑한 아내(최영애 연세대 교수)가 그를 천재라고 했다』고 말한다.
무엇이 그를 천재범주에 넣는가. 그는 우선 일을 많이 한다. 외국에서 외려 더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캐릭터 디자이너, 서예그룹 물파(物波) 회원,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 모임 창시자. 그림책 원화콩쿠르인 일본의 노마(野間)콩쿠르에서 88년 대상을 받았고, 재생공책 보급운동을 펼쳐 전국초등학교에 100만권을 보냈다. 유네스코의 한글판 잡지 쿠리에를 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민간인으로는 처음 공군 에어쇼팀과 함께 비행을 했다. 『하늘을 디자인해, 하늘문화를 바꾸고 싶어』 하늘에 오른 것이다. 그것은 허황한 얘기만은 아니다. 그는 비행기가 뿜어내는 난(蘭)모양의 연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스크린 세이버나 멀티미디어 게임으로 활용하는 한편, 연무를 자유자재로 운용해 종이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하늘에 새로운 에어쇼문화를 꽃피우려는 생각이었다.
강씨는 자신의 작업을 「멀티 캐릭터 아트」라고 규정한다. 핵심은 먹과 한지라는 전통 소재가 갖는 아시아적 미학을 컴퓨터라는 서양적 도구로 테크니컬하고도 시의적절하게 구사하는 것이다.
그는 80년 홍익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제일은행에 들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로고를 만들었고 그후 독립해 서울랜드, 세계볼링협회등 국내외의 굵직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것은 직업 중의 하나일 뿐이다.
『복잡한 세기. 다음 세기에는 평면 입체 공간의 예술작품에 산업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겸해야 합니다. 먹으로 그리고 그린 것을 스캔해 컴퓨터에 넣고 그것을 다시 일러스트로 만들어 상품화하고, 때론 그리다 생긴 파지를 말아 띠로 만들어 다시 상품으로 만들고…』 화려한 색감의 한지를 꼬아 만든 새로운 개념의 일러스트나 컬러잉크의 번짐효과가 마치 먹의 발묵효과를 연상시키는 칸 포스터 역시 동양적 정취를 인정받는다.
27일∼6월2일 공평아트센터 전관(027339512)에서 열리는 「멀티캐릭터 아트」전(부제 21세기 문화마케팅제안)에는 일본에서 출간된 「사막의 공룡」등 일러스트작품, 캐릭터, 스카이디자인을 위한 먹드로잉, 물파서예 작품, 애니메이션, 그림이 캐릭터상품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비디오에 담은 영상물 등 600여점의 방대한 작품이 나온다.<박은주 기자>박은주>
□약력
·홍익대 응용미술과 졸업
·일러스트레이터
캐릭터 디자이너
·日 노마콩쿠르 대상
·올 51회 칸영화제
포스터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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