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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비 운명 경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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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비 운명 경제에 달렸다

입력
1998.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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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外資 추가유입 없을땐 2개월 버티기도 힘들어/IMF 지원재개 계획도 캉드쉬 “시기상조” 표명하비비 정권의 수명은 국제투자자들이 결정한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새로운 외국자본이 들어오지 않으면 2개월을 버티기 힘든 형국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반정부 시위의 물결이 거세지기 시작한 5월부터 이미 외국자본의 유입이 거의 끊긴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초 10억달러를 지원해준 것이 마지막이었다.

6월4일로 예정된 IMF의 추가금융 지원은 이번주 휴버트 나이스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뒤에야 최정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IMF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미셸 캉드쉬 IMF 총재는 23일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개막된 아·태 경제협력체(APEC) 연례 회담에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구제금융을 즉각 재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IMF의 입장이 이렇다 보니 외국 금융기관의 신규대출은 이미 오래전에 끊긴 상태다. 그나마 가뭄속의 단비와 같은 돈줄 역할을 해왔던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화교자본도 폭동사태의 여파로 등을 돌려버렸다.

더구나 현지은행의 신용추락으로 수출신용장 개설이 되지 않아 수출액도 작년의 30%선으로 줄어들었다. 실물경제의 마비현상까지 겹쳐 당분간 수출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외화 창구가 완전히 말라버린 셈이다.

이로인해 이달초 190억달러에 달하던 인도네시아의 외화보유고는 수하르토 사임직전 146억달러로 줄어들었다. 보름만에 44억달러가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점을 반영하듯 싱가포르 외환시장에서는 22일 루피아화의 거래가 연 3일째 거의 끊겼다.

외국은행이 인도네시아 기업에게 빌려준 800억달러의 외채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뇌관으로 잠복해 있다. 일본의 도쿄미츠비시은행과 산와은행, 후지은행 등 3대은행만 현재 인도네시아 기업에 1조엔(75억달러)이 물려있고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44억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다. 독일 프랑스 미국 영국 싱가포르의 은행들도 수십억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다.

민간외채의 탕감이나 롤오버(만기연장)와 같은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모라토리엄 선언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나마 하비비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세계은행(IBRD)의 인도네시아 담당책임자인 데니스 드 트레이가 새 경제팀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과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총사령관이 『신임 대통령에게 경제난국 타개를 위한 기회를 주자』고 밝힌 대목이다.

대통령직과 함께 1,316억달러의 외채를 물려받은 하비비 정권에게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사실뿐이다.<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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