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만 과열… 연설회 취소 잇따라6·4지방선거가 뿌리부터 시들고 있다. IMF사태에 따른 가계 등의 어려움에다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이 극에 달했다. 이 때문에 후보들이 합동연설회까지 취소하는 사태가 속출하는 등 본격화된 유세가 파행이다. 특히 선거 무관심은 후보와 유권자의 1대1 접촉을 가속화시켜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후보들은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아랑곳 없이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한 표」를 부탁해도 행인들은 흘낏 쳐다만 볼 뿐 냉담하기만하다. 대학 4년생인 안경훈(安慶勳·22)씨는 『취업난 때문에 걱정이 태산인데 선거에 관심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자 후보들중에는 계획된 개인연설회를 포기하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모일만한 곳을 찾아가거나 전화유세로 바꾸기도 하지만 『모두가 실업자로 전락할 판인데 구청장·시의원 잘 뽑는다고 나라경제가 크게 달라지냐』는 삭의 냉소적 반응이 많아 당혹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합동연설회마저 잇따라 취소되고 있으며, 더욱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경북 구미시 제3선거구에서 도의원에 출마한 2명의 후보는 24일 오전11시 구미초등학교에서 열기로 한 합동연설회를 취소했다. 두 후보는 『합동연설회장에 청중들이 모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관위에 연설회 취소 합의서를 제출했다. 경북 예천군 제2선거구에서 도의원에 출마한 2명의 후보와 포항시 남구 효곡동선거구 기초의원에 출마한 후보 3명도 합동연설회를 취소키로 합의했다.
또 충북 청원군 부용면선거구에서 군의원에 출마한 후보 4명은 합동연설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옥천군 군의원에 출마한 3명은 농번기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29일의 합동연설회를 취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제1선거구 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 2명도 24일로 예정된 합동연설회를 취소하는 등 23일 하루동안만 취소키로 결정된 합동연설회가 5건이었다.
서울시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후보들은 과열 혼탁양상까지 보이고 있지만 IMF사태에 지루한 여야 정치공방이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투표참여를 이끌 캠페인과 홍보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걱정했다. 공선협 박성규(朴聖圭·48) 사무총장은 『제대로된 민의를 수렴하고 올바른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후보자들을 냉철하게 감시하고 선거에 참여해 제대로된 대표를 뽑아야한다』고 강조했다.<전준호·김호섭 기자>전준호·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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