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엘니뇨와의 싸움 입니다」IMF라는 최대 악재에 엘니뇨까지 겹쳐 엎친데 덮친격이 된 6·4지방선거의 유권자 무관심에 선관위 관계자들은 초조해졌다. 후보등록후 뜨겁게 달아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열기가 30도를 넘는 무더위로 사그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은주 높이에 비례해 거리로 나선 후보자들의 유권자 접촉횟수가 줄고, 선거운동원의 잰걸음도 완보로 바뀌고 있다. 23일 전국에서 일제히 열렸던 합동연설회 유권자 참여도 95년 6·27 당시와 비교해볼때 20∼30% 정도 감소 했다는 것이 선관위 분석이다. 이대로 가면 투표율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무더위를 이기려는 틈새 선거전략도 눈에 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기초의원후보는 22일 밤 9시께 동네입구에서 퇴근길 주민들에게 분주히 악수를 건넸다. 이 후보는 『한낮에는 유권자들이 돌아다니지않아 저녁나절 전철역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고작』이라며 『투표율이 떨어져 의외의 결과가 나올까 봐 조바심이 난다』고 말했다.
때이른 무더위가 장마전선으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선거당일 투표율도 크게 낮아질 공산이 크다. 6월 6, 7일이 연휴여서 투표포기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다. 결국 이번 선거 투표율은 6·27선거(투표율 68.4%)는 고사하고 91년 광역의원선거(58.9%)와 기초의원선거(55.0%)수준을 맴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관위는 벌써부터 『기권층이 두터워지면 당선인을 결정하는 것은 투표자가 아니라 기권자』라며 선거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5월 7일로 잡혀있던 선거일이 정치권의 필요에 따라 4주 뒤로 연기됐다는 점에서 엘니뇨 딜레마는 정치권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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