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6∼7명 경질 측근들 요직 전진배치/정치재편 개입說도인도네시아 정국의 최대 변수인 군부가 23일 조용히 그러나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중요한 점은 위란토(51) 국방장관겸 군총사령관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히는 수하르토 전대통령의 사위 프라보워 수비안토(46) 전략예비군 사령관의 경질이다.
한직인 서자바주의 반둥장교학교 교장으로 좌천된 프라보워 중장은 군부내에서 위란토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혔다. 또한 수하르토의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수하르토는 3월 10일 7선대통령에 취임한 뒤 위란토 대장을 군총사령관에 임명하면서 사위인 프라보워를 전략예비군 사령관으로 승진시킨 것은 위란토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병력 2만명의 전략예비군은 탱크와 장갑차 헬기 등을 보유한 인도네시아군의 최정예 부대로 한국의 특전사와 비슷하다.
프라보워는 12일 대학생 6명과 수십명이 부상한 자카르타 서부 트리삭티 대학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포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임은 이 사건에 대한 문책성으로 알려졌다. 그는 14, 15일 자카르타시 폭동사태때도 강경진압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성격에 다혈질이며 예측불가능한 장성이라는 말을 들어온 그는 수하르토에게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여 장교들에게도 신망을 잃었다.
프라보워의 동료이자 역시 강경파인 자카르타 군사령관 샤프리 샴수딘 중장도 이번에 해임됐다.
이번 군인사는 하비비 신임대통령 체제 출범 후 위란토 총사령관이 군부내 파워게임에서 일단 승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위란토는 프라보워와 그의 추종세력인 6∼7명의 장성들을 경질하고 자신의 측근들을 주요 포스트에 기용했다. 신임 전략예비군 사령관에는 군총사령부 작전참모인 루밍탄 소장이 기용됐다. 또 내각에도 군부 인사를 추천, 유누스 위스피아 중장을 정보장관으로 기용했다. 위란토는 측근인 밤방 유도요노 중장을 정치개혁을 위한 특수반의 팀장으로 임명, 대학생들과 재야인사들에 대한 접촉도 시도하고 있다.
현지언론들은 현재 인도네시아의 정치구도가 위란토 총사령부 뒷뜰에서 짜여지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군부는 전국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조직과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국민 대부분이 믿고 따르는 유일한 기관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군부의 정치개입에 별다른 반발을 보이지 않고 있다.<자카르타=장인철 기자>자카르타=장인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