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얼’홍보도 좋지만 자칫 훼손땐…/국보9점 등 7개월 뉴욕전시 외국선 대부분 복제품 이용「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길이 진품 문화재의 대규모 해외전시 뿐인가」 국보급 문화재들이 미국행 비행기에 실린 23일 문화계 인사들은 이렇게 반문했다. 아무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위험 예방조치를 하더라도 문화재는 손상되기 쉽고 한 번 훼손된 문화재는 되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재 121점이 23, 24일 이틀에 걸쳐 미국으로의 긴 여행을 떠나고 있다. 6월7일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한국실 개관기념전에서 선을 보이기 위해 떠나는 길이다. 99년 1월24일까지 7개월 이상 전시될 문화재에는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등 국보 9점, 단원 김홍도의 「씨름」등 보물 24점등이 포함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수송을 담당한 아시아나항공은 안전한 수송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일정한 온·습도를 유지하는 특수 포장박스, 특수컨테이너, 베테랑조종사, 박물관공항의 수송을 위한 무진동차 3대. 물론 김포공항경찰대등 경찰은 삼엄한 경비작전도 펼쳤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문화재의 안전한 수송과 전시를 위해 최근 영국 로이드사와 보험금 1,00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미국전시는 84년 독일 영국을 순회했던 「한국미술 5천년전」이후 최대규모의 문화재 외출이다. 한국실 개관을 기념하고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미국, 나아가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문화계는 의미를 인정하면서도 진품 문화재의 대규모 반출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 고고학자는 『대규모 진품 문화재의 해외전시는 선진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국보·보물급 문화재를 한꺼번에 내가는 식의 전시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한 파상적 홍보가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기존 한국소장품을 고려, 시대별로 꼭 필요한 진품 몇 점만 보내고 나머지는 다양한 기법을 통해 보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서 열린 대규모 외국특별전에는 상당수의 복제품이 나오고 있다. 1월 예술의전당에서 개막된 「중국문화재대전」은 전시작 1,200여점중 진(秦)의 동마차, 청룡사벽화등 60%인 720점이 복제품이었다. 또 지난해 6월 같은 곳에서 개막된 「고대 이집트문명전」도 출품문화재 84점중 20여점이 복제품이었다. 대만의 경우 96년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전시를 위해 450점의 출품유물을 준비했으나 반대여론 때문에 25점의 해외반출을 취소했었다. 문화계인사들은 『5공시절 「한국미술 5천년전」직후 정부가 문화재의 대규모 해외전시를 하지 않기로 한 만큼 앞으로 문화재의 대규모 해외나들이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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