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굶주림·매질에 탈출당시 형사 주선으로 상봉/“다신 헤어지지 말자” 통곡「서커스소녀 심주희양」으로 알려졌던 지정옥(池正玉·17)양이 애타는 「사모곡」 끝에 마침내 어머니를 찾았다.
23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 서장실에서 지양과 오빠는 어머니 최모(38)씨를 부둥켜안고 통곡같은 울음을 터뜨렸다. 지양이 한살배기 젓먹이때 남편(85년 사망)의 술주정과 폭행을 견디다못해 삼남매를 버리고 가출한 어머니 최씨는 『미안하다』는 말만 수없이 되뇌었다.
다섯살때 할머니로부터 서커스단에 팔려간 뒤 혹독한 매질과 굶주림에 시달리던 지양은 91년 10월 서울 중구 북창동의 밤무대공연 중 탈출, 서커스단원의 참상을 알림으로써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지양은 당시 자신을 보살펴준 서울 남대문경찰서 최동선(崔東善·52·현 강서경찰서 형사과장)형사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으나 오랜 세월 겪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극복하지 못해 이후 보호소와 정신병원 등을 전전해야 했다. 더구나 95년 8월에는 미용사일을 배우러 들어갔던 경기여자기술학원에서 윤락녀출신 원생들의 방화로 동료 37명이 숨지는 대참사에서 화상을 입기도 했다.
최형사과장은 지양의 심신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필요하다고 보고 끈질긴 수소문 끝에 지난 2월 오빠를 찾아준데 이어 어머니 최씨를 찾아내 상봉을 주선하게 됐다.
최씨는 10년전 현재의 남편(택시기사)을 만나 재혼했으나 자식들을 버렸다는 죄책감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기로 남편과 합의하고 대신 5년전 다섯달된 아기를 입양해 키워왔다. 최씨는 이날 되찾은 삼남매의 손을 잡고 경찰서를 떠나며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몇번씩이나 다짐했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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