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출금 출자전환 문제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출금 출자전환 문제점

입력
1998.05.23 00:00
0 0

◎회생가능 기업에 한해 은행은 단기손실 감수하고 인수자 확보해야 성사동아그룹에 이어 해태그룹이 22일 채권단에 대출금을 출자로 바꿔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대출금 출자전환이 기업구조조정의 한 대안으로 본격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현재 여건상 실현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전망이다. 금융권은 대출금 출자전환이 본질적으로 「회생가능기업의 3자인수」를 위한 전단계이므로 ▲오차없는 회생가능성 진단 ▲확실한 인수자의 확보 ▲상당기간 손익악화를 감수할 은행의 능력이 전제되어야만 성사가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출금 출자전환의 장점

은행과 기업 모두 이로운 제도임엔 틀림없다.

기업으로선 빚이 자본금으로 바뀌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고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는 개선된다. 은행 역시 대출금감소로 충당금 적립부담이 줄어 국제경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진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단기간내 기업재무구조를 부채비율 200%이내로 개선시킬 방법은 출자전환외엔 없다』고 말했다.

■현실적 위험성

기업을 잘못 고르거나 잘못 관리하면 기업과 은행이 동반부실해진다는 점이다. 통상 거래기업이 도산할 경우 은행은 담보라도 건질수 있지만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그 시점부터 담보권을 상실(채무자 아닌 주주는 담보권이 없다)하기 때문에 만약 기업이 쓰러진다면 은행으로선 단 한푼의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

따라서 은행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려면 먼저 원리금 상환부담만 덜면 정상화할수 있는 기업인지를 빈틈없이 가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출자전환을 하면 이자가 없어지고 상당기간 배당도 어려운 「무수익자산」이 되기 때문에 은행은 단기적 손실을 감수해야한다. 그러나 막대한 누적적자를 떠안아 스스로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휘말린 국내은행들이 과연 이같은 수지악화를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세째, 은행의 출자전환 목적은 경영이 아니라 보다 용이하고 빠른 3자매각에 있다.

출자전환지분을 빨리 처분하지 않으면 은행은 기업에 발목을 잡히기 때문에 출자전환전에 어느 정도는 인수자가 확보되고 물밑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간부는 『기업도산파장 때문에 부실기업을 지탱하는 식으로 출자전환이 남발된다면 기업과 은행이 공멸할수 있다』며 『출자전환은 아주 제한적으로 시행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성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