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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무성한 ‘구제역’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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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무성한 ‘구제역’ 소동

입력
199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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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강조하다 갑자기 부인… 정책조율 혼선 야기농림부는 22일 『정부는 이제까지 북한에 구제역(口蹄疫·아구창병)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표한 바 없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북한의 구제역 발생가능성을 우려하며 대책마련을 강조하던 농림부의 이날 해명은 그래서 「느닷없다」는 뒷말을 낳았다. 북한의 구제역 발생 여부는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 1,0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통해 방북했다가 돌아 올 경우 소떼 수송트럭을 통한 구제역의 국내 유입문제때문에 주목됐었다.

농림부는 지난달 말 관계당국으로부터 중국 옌볜(延邊)지역에 구제역이 돌고 있다는 첩보를 전해 듣고 11일 구제역 국내유입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또 김성훈(金成勳) 농림부장관이 13일 국무회의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 구제역 발생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같은 정부의 반응에 비춰볼 때 농림부의 해명이 의아하게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농림부는 이날 『정부가 중국정부에 구제역 발생여부를 확인한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을 통해 북한에 구제역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농림부의 해명은 21일의 안보관계장관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북한측은 20일 강인덕(康仁德) 통일부장관이 한 강연회에서 구제역 문제를 거론한 직후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장관을 맹비난했었다. 이같은 과정을 볼 때 정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대처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북한에 구제역 발생 가능성이 있는데도 정회장의 방북문제를 감안해 구제역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로 했든, 또는 첩보만 가지고 대책마련 운운했든 정부의 정책 혼선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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