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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권 출범은 했지만…/외톨이 하비비/印尼의 불안한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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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권 출범은 했지만…/외톨이 하비비/印尼의 불안한 기류

입력
199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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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집권당 “일시 지지”/학생·재야 “반감 확고”/일반 국민 “못믿겠다”/미국 입장 “과도정권”수하르토 「승계체제」로 22일 공식출범한 하비비 인도네시아 정권이 오래 가리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카르타의 공기는 하비비체제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농성중인 학생들은 『하비비도 수하르토의 수족인만큼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재야 역시 『하비비 정부는 과도정부』라고 못박으면서 『새 총선과 대선을 수행할 국민협의회(MPR)가 조속히 소집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하비비 정권은 군부와 집권당인 골카르당, 재야 및 학생세력, 국민, 외국으로부터 모두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군부·골카르당 인도네시아 권력의 양대 기둥인 군부와 집권 골카르연합당은 일단 하비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이같은 지지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위란토장군의 지지도 잠정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위란토장군이 이취임식장에서 특별히 『군부는 수하르토대통령 및 그 가족의 안전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점으로 볼 때 하비비에 대한 군부의 지지는 「수하르토 사후보장」이라는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일 뿐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즉 군부는 수하르토와의 최후 담판과정에서 일단 그의 사임을 유도하기 위해 「사후보장」과 「승계구도인정」을 임시변통 카드로 내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학생·재야 최근 인도네시아의 변혁주체는 학생과 재야이다. 따라서 이들의 움직임이야말로 하비비정부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하비비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반감은 확고하다. 국회농성의 학생지도자인 인도네시아대 이크라바니 힐만은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며 『하비비가 아닌 새 지도자가 선출될 때까지 학생운동은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야의 입장은 좀 복잡하다. 우선 아미엔 라이스 등 회교지도자들은 회교도인 하비비를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유력한 대권후보인 에밀 살림 인도네시아대 경제학과교수 등 지식층은 『하비비정부는 새 정부창출을 관리할 과도정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MPR의 조기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일반 국민 하비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지도나 지지 역시 약한 편이다. 국민들은 수하르토 사임 충격이 워낙 커서 아직 하비비의 취임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비비가 수하르토의 「재산 청지기」이며 역시 많은 개인기업을 거느린 「부자」정치인으로 부정부패에 깨끗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외국 입장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하비비가 과도정권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로 하비비정권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사실상 거부했다. 미국은 하비비 신임대통령 체제의 존속보다는 조속한 총선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도 구제금융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이다. 확실한 지도자 아래 철저한 개혁이 선행되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자카르타=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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