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후보 부인 백영자씨/“양로원 빈손방문 정말 어려워요”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후보의 부인 백영자(白玲子·57)씨는 올초 남편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고개를 들 때 강력히 만류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야당후보인데다, 서울시장은 하루도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없는 가시밭길이라는 나름의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상황이 나쁘다 해도 당인의 도리를 다해야겠다』는 남편의 뜻을 고심끝에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최후보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는 「1급 선거운동원」이 됐다.
백씨는 22일에도 어김없이 새벽 4시30분 기상했다. 후보등록후 서울시내 7개구를 매일 12시간 이상씩 누볐다. 온몸이 천근만근 무겁지만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돌아와 「위기극복 서울혁명」이라는 어깨띠를 매고 서둘러 표밭으로 달려갔다.
이날 공략 지역은 서부권. 산동네 노인정을 비롯, 유아원 백화점 재래시장등 밤9시까지 20여곳을 숨돌릴 틈없이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남편이 출마결심을 굳힌 뒤 보름정도는 사람을 만나도 기분이 나지 않았지만, 이젠 자신감이 생겼다』며 『양로원과 고아원 등을 방문할 때 빈손으로 가야하는 것 이외에는 어려운 점이 전혀 없다』며 환하게 웃는다. 그러나 19일 종묘공원 정당연설회 도중 남편이 급성후두염으로 연설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버리기도 했다.
백씨는 경남여고를 나와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백씨는 남편이 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는 2∼3년을 내다보는 식견과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최후보가 적격입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고건 후보 부인 조현숙씨/“차남 병역시비 가슴 아파요”
『탁아소, 농협구판장 설치 등 많은 건의를 했는데 전임시장은 일하다가 그만뒀어요. 고건(高建) 후보님도 당선되면 또 그만 두실 건가요』
『지켜봐 주세요. 시종일관 성실할 거예요』
국민회의 고건 후보의 부인 조현숙(趙賢淑·60)씨는 19일부터 당 여성특위(위원장 안순덕·安順德)와 함께 시민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지역 재래시장과 복지회관, 「나라사랑 1인통장 갖기 범국민운동본부」발대식, 전철·지하철역, 청소년 수련관, 사찰, 수녀원 등을 찾아 다닌다. 잠자는 시간 빼놓고는 빈틈이 없는 강행군이다.
조씨는 지난 12·13대 국회의원 선거(전북 군산)때 내조 경험이 있지만 이번 선거 지원은 훨씬 더 고단할 것을 각오하고 있다. 서울은 군산보다 엄청나게 넓은데다, 유권자들의 고향도 제각각이어서 부담이 많기 때문이다.
『인왕시장에서는 사람들이 만세를 불러줬고, 구로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선풍기를 틀어주면서 염려하지 말고 쉬었다 가라고 해서 고마웠어요』
『고건 후보의 안사람입니다』로 유권자들과 인사를 시작하는 조씨는 강행군속에서도 편안하고 정성스런 며느리, 어머니상을 심어주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말을 하기보다는 주로 듣는 편이다. 최병렬(崔秉烈) 후보에 대해서도 『성실하고 노력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전에서 차남의 병역 문제가 불거져나온데 대해서는 『우리는 떳떳한데 젊은 애를 놓고 그러니, 가슴이 아프네요』라고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고후보 부부는 3남 이외에, 2남1녀와 부모결연을 맺고 보살펴왔다.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조씨는 문단에 등단한 수필가이기도 하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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