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사법처리땐 즉각 국고환수될듯수하르토가 대통령직을 사임함으로써 이제 관심은 수하르토 족벌의 운명에 모아지고 있다. 국가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경제까지 독점했던 수하르토와 3남3녀를 비롯한 수하르토 족벌의 앞날은 사임과 함께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수하르토의 재임 32년동안 부정부패와 인권유린, 야당탄압, 국부(國富)독점 등 폐해가 너무 심해 수하르토 일가가 현재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수하르토의 장녀 시티 하르디얀티를 비롯한 3남3녀는 차남 밤방 트르하트모조를 제외한 5명이 의원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장녀 시티는 집권 골카르당 부총재겸 사회복지부 장관이다. 둘째 사위인 프라보우 수비안토는 군부핵심 요직인 전략예비군 사령관직에 있다. 또 수하르토 일가는 국영항공기 제작사 가스석유사, 금융기관, 국민차업체, 호텔·유통업체, 통신·방송국, 건설사등 10∼20여개씩을 소유하고 있다.
수하르토 160억달러, 자녀 400억달러로 수하르토 일가의 재산은 560억달러에 달한다. 이들은 이같은 막대한 재산 대부분을 권력과 세제혜택, 외자를 이용해 치부했다. 수하르토 족벌 소유기업이 민간부문 외채중 160억달러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금세 알수 있다.
일단 수하르토 사임으로 자녀들이 재임하고 있는 장관직이나 의원직등 공직의 퇴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부 권력을 분점해왔던 수하르토 둘째사위 프라보우도 위란토 국방장관의 상대적 위상강화로 인해 세력이 약화해 조만간 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이 막대한 수하르토 일가의 재산처리 방향이다.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스위스 미국등에 상당한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560억달러에 달하는 수하르토 일가의 국내재산은 이들에 대한 정부의 신변처리 방향과 국제통화기금(IMF)개혁 방침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부정 부패로 축재한 재산을 국고로 환수,위기에 빠진 국가경제를 되살리는데 사용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수하르토가의 망명이나 사법처리가 결정되면 곧바로 재산의 국고환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하르토 일가는 벌써부터 해외도피나 망명설이 나돌고 있을 정도로 신변이불안해진 상황이다. 사법적 처리는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국민감정은 어떤식으로든 이들에 대한 법적 단죄를 해야한다는 것이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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