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부도에 주택자금 대출 명의대여로 개인파산 위기부도 건설업체가 속출하면서 개인명의로 대출을 받아 회사 운영자금으로 댔던 건설회사 임원과 직원들이 개인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개인명의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회사 운영자금을 대는 것은 건설업체에서는 관행이었으나 IMF체제이후 경영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개인파산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 청구 보성 창신 등 7개 부도건설업체의 직원명의 대출금만 502억원에 달한다. 경북지역까지 합하면 피해액은 700억∼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영진의 비리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주)청구의 직원 247명은 지난해 9월 회사의 강요로 357억원의 주택자금 대출증서에 서명했으나 현재 아파트 공사진척도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다 회사측이 공사금의 70∼80%를 회수,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상태여서 원금은 물론 매달 수백만원의 이자를 물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보성도 직원 94명의 명의로 47억원을 대출받았다.
더구나 금융기관이 이자 연체에 따른 대출금을 강제 회수할 경우 직원들의 월급차압과 부동산 등 강제처분이 불가피해 개인파산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관련, 대구지법은 3월 삼산주택 직원들이 낸 아파트분양대금 환불소송에서 『분양금이 회사 운용자금으로 사용돼 위장분양으로 인정되는 만큼 직원들의 분양권 포기에 따른 분양금 환불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 때문에 대구지역 7개 부도건설업체 직원들은 최근 「대구건설업체 대출자 연대모임」을 결성, 회사측에 공동대응키로 했다. 특히 이달들어 회사의 법정관리신청으로 채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할 위기에 몰린 청구직원들은 장수홍(張壽弘·57)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강요에 따른 직원명의 대출금은 실질적으로 회사의 채무이기 때문에 법정관리인이 이를 회사부채로 인정하고, 기업이 파산할 경우에는 미분양아파트로 보상하는 등 대책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주식회사에 따르면 금융·비금융권 신용카드 대금과 은행대출금 연체 등 신용불량자는 3월말 현재 총신용거래자(2,011만여명)의 10.71%인 215만여명으로 조사됐다. 신용불량자는 지난해 10월보다 24만4,760명(12.82%)이 늘어난 것으로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6월말에는 신용불량자 비율이 지난해말 대비 23.8%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신용평가주식회사 관계자는 『신용불량자는 IMF이후 시작된 금리인상과 급여삭감 실업증가 등 영향이 본격화하는 5월이후 급증할 것으로 예측돼 실제 불량자 수는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전준호·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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