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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언어 사용’ 방송사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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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언어 사용’ 방송사가 나섰다

입력
199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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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들 고교 직접 방문지도 올바른 언어교육 ‘産學협동’ 이색실험/MBC는 제작·출연진 ‘모니터 합평회’ 언어오염 방송사 스스로 해결 노력19일 오후 1시30분 서울 목동 월촌중학교의 특별활동실에서는 이색적인 강의가 진행됐다. KBS 아나운서실내 「한국어 연구부」 소속의 유기철아나운서가 이 학교를 방문, 「방송언어연구반」 학생 17명을 대상으로 정확한 언어구사를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KBS는 방송언어 순화사업의 하나로 3월부터 이 학교를 표준한국어 시범학교로 지정하고 흥미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국어교육과 언어생활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시도한 일종의 「산학협동」이다. 월촌중학교는 KBS가 자체 제작하는 「바른 우리말」자료를 제공받아 교실에 게시하는 한편 매일 아침 10분간 교내 방송을 통해 낭독하고 있다. KBS도 주기적으로 아나운서를 파견해 올바른 언어사용 시범을 보이고 있는데 학생과 교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4일 낮 12시 MBC는 잘못된 방송언어를 비판하고 자성하는 「방송언어 모니터 합평회」를 열었다. 이날 모니터대상은 MBC TV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 「일요일 일요일밤에」와 라디오의 「김흥국 박미선의 특급작전」 등. 심의요원을 비롯해 제작진, 출연진이 모두 모인 가운데 진행된 합평회는 방송언어의 오염을 실감한 자리였다. MBC는 방송출연자에 대한 기존 언어교육을 강화하는등 방송언어의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최근 방송사들이 올바른 방송언어 사용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방송언어의 오염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방송사가 스스로 문제제기와 해결에 나섰다는 점에서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방송언어의 오염실태는 방송사의 판단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예인들이 진행하는 오락프로그램은 물론 교양, 보도프로그램까지 오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나운서조차 장단음발음이 정확하지 않다. 지식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일본어휘가 우리말처럼 사용되고 있으며 외래어와 문법에 어긋나는 문장도 남용되고 있다. 수필가 윤모촌씨는 『영향력이 막강한 방송언어를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말은 영원히 회복불능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한국어 연구부」의 김상준 부장은 『방송공영성의 척도가 곧 올바른 언어의 보존이라는 점을 깨달아 적극적으로 올바른 방송언어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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