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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와 삼성(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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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와 삼성(社說)

입력
199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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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선수의 「98 미국LPGA챔피언십」우승은 삼성그룹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성공하려면 개인의 소질과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든든한 스폰서의 도움이 필요하다. 스포츠뿐 아니라 예술분야도 마찬가지로 이점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선수나 예술가가 성공하려면 소질·노력·지원이 3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스포츠 마케팅」이란 말이 생겨난 배경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스포츠 마케팅은 가능성있는 선수가 마음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업이 지원하고, 선수가 성공하면 회사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제품의 광고효과 및 판매신장등으로 투자 이상의 이익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바로 상부상조의 관계다.

세계정상에 우뚝선 박세리를 지원한 삼성은 스포츠 마케팅에서 성공한 전형적인 예다. 일찍이 박세리의 성공 가능성을 예견한 삼성그룹은 연봉, 미국인 코치에게 지불하는 교습비, 포상금등으로 박선수에게 지금까지 30억원 정도를 지원했다고 한다. 어려운 경제사정을 고려하면 큰 돈이지만 이번에 박세리의 우승이 몰고 온 엄청난 상승효과와는 비교할 바 못된다.

박선수는 물론 캐디까지도 시합기간 내내 삼성마크가 들어있는 모자를 쓰고 제품브랜드가 붙어 있는 골프웨어를 입었다. 그 광고효과 만도 1억5,000만달러(2,100억원)에 이르고, 삼성의 이미지 제고와 제품의 판매신장등을 고려하면 그 효과가 10억달러(1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현재 한국스포츠계는 IMF구제금융시대를 맞아 전례없는 침체기를 맞고 있다. 실업팀의 해체등이 줄잇는 아픔속에서 소질있는 선수들이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으나 개인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박세리와 삼성의 성공적인 관계가 이러한 선수들을 지원토록하는 자극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조금만 지원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선수들이 국내에도 많고 해외에도 많이 나가 있다.

한국재벌들은 경제활동에 비해 예·체능계 지원등 사회적 역할은 미미하다. 한때는 재벌의 위상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너도나도 스포츠단체의 책임자가 되려하고, 「메세나운동」등으로 문화활동을 지원했으나 IMF시대가 되자 모두 고개를 돌리고 있다. 오히려 일부재벌은 스포츠팀 해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는 스포츠진흥은 물론 스타플레이어가 자랄 수 없다. 소질있는 선수를 지원하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 차원에서 재벌에게도 도움이 된다. 박세리와 삼성의 성공적인 관계가 좋은 선례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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