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등 방문 해외투자유치 주력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한미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청와대측이 밝혔다. 지금까지 한미관계가 안보동맹과 통상 파트너 등 양자관계에만 집중돼 있던 데서 벗어나, 다자간 외교무대에서의 동맹관계를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예정된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수로 분담금문제, 자동차 협상등 국지적인 현안들은 우회하고, 보다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와 클린턴 행정부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로서 각별한 밀월관계에 들어서자는게 김대통령의 입장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김대통령은 미국측이 우리의 경제난 극복을 위해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선 차원의 지원에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경제에는 우방이 없다지만, 한미양국은 경제에서도 우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대통령은 동북아 안보에서 미국의 지도적 위치를 명시적으로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클린턴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하시모토 류타로(橋本 龍太郞)일본총리가 7월 미국을 방문하는 등 동북아 지역 정세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지지입장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평소 『안보에 관한한 미국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대미외교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김대통령의 실사구시(實事求是)형 외교스타일로 볼 때, 이번 방미에서도 해외투자 유치와 관련된 가시적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마찬가지로 정부는 이번 방미의 목적을 경제 위기 극복에 두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를 위해 월가(街)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조찬 연설을 하고, 증시 개장 타종식을 갖는 등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들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의 하나다. 김대통령은 영국 방문 때, 캠브리지대를 방문하려다 포기했는데, 이번에도 망명시절 수학한 하버드대 방문일정을 검토했으나 상황의 어려움을 감안해 단념했다는 후문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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