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光州 춘설헌/춘설차향 물씬한 毅齋산수의 산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光州 춘설헌/춘설차향 물씬한 毅齋산수의 산실

입력
1998.05.21 00:00
0 0

◎차밭 가꾸며 예술혼 불태운 허백련화백의 자취 곳곳에 그림속 이상향이 바로 여기넉넉하고 듬직한 무등산이 남서쪽으로 달려가다 끝자락에 이른 광주 동구 운림동 산기슭은 다향(茶香)과 묵향(墨香)으로 가득하다. 우리나라 남종화(南宗畵)의 최고봉인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1891∼1977)화백이 45년부터 띠집을 짓고 산수명화를 낳은 산실이며 우리 명차인 춘설(春雪)차의 본고장. 의재로(毅齋路)를 따라 오르는 길은 그의 예술혼을 더듬으며 그 바탕을 이룬 다도(茶道)로 마음을 깨우치고 정신을 밝혀가는 색다른 체험이다.

의재가 빛나는 화업(畵業)과 함께 평생을 동반했던 춘설차는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춘설은 송시(宋詩)의 「일구춘설승제호(一歐春雪勝醍浩·한 사발의 춘설이 제호탕(더위를 쫓는 한약)보다 낫다)」는 구절에서 따온 것. 녹차가 어떤 음식보다 심신건강에 좋다는 의미로 의재가 이름붙였다. 춘설헌(春雪軒·광주기념물 5호)도 여기서 유래했다. 춘설헌 일대와 차밭으로 오르는 길은 광주에서도 손꼽히는 명소. 특히 춘설헌 주변은 의재가 정성들여 가꾼 삼나무숲 애림(愛林), 매화나무와 전나무숲이 울창하고 그 아래 계곡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다. 신묘한 필치로 이상향의 세계를 담고자 했던 그의 수묵화와 멀지 않은 절경이다.

길 양편으로 즐비한 음식점을 지나 증심사(證心寺)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가면 차밭이 있다. 가파른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차밭은 1910년대부터 일본인이 운영하던 것을 45년 의재가 춘설헌에 거주하면서 인수했다. 면적은 4만여평. 안개낀 날이 많고 겨울에도 온화한데다 운모질 땅까지 차재배에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농약은 물론 인공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수확도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함으로써 청정차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차밭 아래 대나무숲에 둘러싸여 아담하게 자리잡은 증심사는 통일신라때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 철조비로사나불좌상(보물 131호) 삼층석탑(유형문화재 1호) 오백전(〃13호)등을 만날 수 있다.

골짜기 주변 의재의 손때가 묻어 있는 건물들은 지난해 의재 타계 20주기를 맞아 깨끗하게 단장되면서 춘설차와 그 정신을 보급하기 위한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의재가 손님을 맞던 관풍대와 물레방아를 이용한 녹차 제조시설은 대학생과 일반인들에게 다도교육을 실시하는 교육장. 축사를 개조한 춘설다헌은 춘설차와 다기류를 팔고 삼애연수원에서는 다도 예절교육을 한다. 또 의재로 입구 광주농업고등기술학교 건물은 현재 녹차를 생산하는 공장이자 의재가 결성했던 연진미술원 강의실로 사용되고 있다. 문의 삼애학회(062)222­3277 <광주=최진환 기자>

◇가는길&먹을거리

서울에서 광주까지 항공편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6편이 있다. 소요시간은 50분. 열차는 매일 통일호 2회, 무궁화호 4회, 새마을호 3회 운행한다.

고속버스는 오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5∼10분 간격으로 떠난다. 열차와 고속버스는 4시간 정도 걸린다.

광주시내 이름난 음식점은 곳곳에 많다. 무등산 주변 한정식집으로 연희회관(062­223­7800)이 유명하며 불고기를 잘하는 천지가든(〃222­2300)도 즐겨 찾는 곳이다. 또식당(062­222­1355)은 애저요리가 유명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