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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5·18 광주민중항쟁’(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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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5·18 광주민중항쟁’(TV평)

입력
1998.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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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진압장면 충격/학살 진상규명은 미진충격. 그 이상은 없었다.

드디어 입을 연 KBS 개혁실천 특별제작팀의 「5·18 광주민중항쟁」(18일 방영)은 여태껏 방영된 광주관련 프로그램 중 가장 충격적이다. 처참하게 찢긴 주검, 효과음을 곁들인 곤봉진압…. 충격적일 뿐더러 가치함축적이다. 계엄군은 무도했고 「무자비한 학살」 「조준사격」 등 검증이 필요한 용어도 여과없이 쓰였다. 제작진은 「시민군편」이었다.

대학가 등에서 비디오로 상영되긴 했지만 이런 폭력진압 장면이 18년만에 공영방송의 전파를 타고 전국민에게 보여진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때나마 광주시민을 짓눌렀던 폭도의 오명이 어떻게 조작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감정을 빼고 보면 입증되거나 새로 밝혀진 것은 별로 없다. 증언은 많았지만 객관적 근거자료는 소홀했다. 「광주의 죽음은 신군부의 계획된 학살이 아닐까」라는 과감하고 애매한 내레이션만 있을 뿐이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진압군의 의도, 발포경위등을 전혀 다루지 않은(또는 못한) 프로그램이 진상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우리는 이렇게 당했다」는 관점은 발포책임자, 행불자 문제등 쟁점을 부각시키기에 힘이 부쳤다. 대조적으로 14일 MBC 「다큐스페셜」은 감정개입도, 「개혁실천」이라는 구호도 없었지만 암매장된 시신의 행방에 대한 진상규명을 설득력있게 촉구했다.

「5·18 광주민중항쟁」은 정신질환자로 보이는 한 피해자의 모습을 들어 「학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그 상처를 치유하려면, 80년 당시 광주시민을 폭도로 매도한 왜곡보도를 바로잡으려면 감정적 접근이 아니라 사실확인대조라는 대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이제는 말했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말했나」가 중요하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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