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風땐 YS중립확보 ‘밀사’『DJ의 허를 찌르는 참모』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강래(李康來·45) 신임 정무수석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야당총재 시절 이수석을 면전에서 심하게 나무라곤 했다. 두 사람은 그만큼 격의 없는 「주종관계」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이수석은 정치 9단인 김대통령조차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정치적 승부수를 기획하고, 실천에 옮겨왔다. 95년 지방선거에서 조순(趙淳) 전 시장을 내세운 것, 박철언(朴哲彦) 부총재와의 물밑 연대를 통해 자민련을 공략한 것 등이 모두 이수석이 깊게 관여한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는 구여권의 북풍(北風)공세에 맞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중립을 확보하기 위한 「밀사」로 움직였다. 정계 은퇴시절 이후 김대통령의 전략 구상의 막후에는 늘 이수석이 있었다는 평가다.
이수석은 「큰 일」을 치르면서도 음지속에서 조용히 움직여왔다. 이 또한 김대통령이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다. 이수석은 충성심과 전략적 사고, 철저한 보안의식 등 3박자를 갖춘 「DJ형 참모」인 것이다. 김대통령이 처음부터 당중진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그를 정무수석으로 임명하려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무수석 기용이 무산된 뒤 김대통령이 이수석을 잃은 「금단현상」을 겪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북 남원출신인 이수석은 명지대를 나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90년 「꼬마 민주당」정책위원으로 정계에 입문, 민주당 정책연구실장, 아태재단 선임연구위원, 국민회의 총재특보, 정부조직개편위 실행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치적으로 무명에 가깝지만, 의외로 정계 요로에 인맥이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