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도 달러로’ 외환국경 해체/개인도 外貨증권·단기금융상품 매입/기업 해외예금·부동산투자 완전허용/2001년엔 여행경비·송금 무제한 반출「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감봉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회사원 박모(38)씨는 부친으로부터 예기치 않게 예금통장을 전달받곤 깜짝 놀랐다. 통장에는 상당한 액수의 돈이 미국 달러화로 입금돼 있었던 것. 외국돈으로도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는 소식에 생각이 미친 그는 예금을 달러로 찾아 그동안 눈여겨 보아왔던 완구와 옷가지를 자녀들에게 사주고 은행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물론 박씨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남은 달러는 회사앞 지하철역 환전상에서 원화로 바꿔 부인에게 생활비로 넘겨줬다」
내년 4월이면 우리 앞에 펼쳐질 새로운 모습이다. 정부가 2001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외환거래를 완전 자유화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세종대왕 얼굴이 그려진 1만원권 지폐 등 원화를 유일한 국내 지불수단으로 여겨 온 「한국식 화폐문화」에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로 커피를 사마신다 「1달러 커피숍, 10달러 스테이크하우스」 머지않아 거리에 등장하게 될 간판들이다. 내년4월부터 물품의 거래와 증여, 금전대차, 부동산매입 등을 외화로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미국달러만 갖고 있으면 주요물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단기간내에 달러를 받는 상점들이 보편화하지는 않겠지만 달러화의 중요성과 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이른시일안에 달러화가 「제2의 통화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또 내년4월부터는 개인들도 국내기업이 국내외에서 발행한 외화증권과 외화로 표시된 단기금융상품을 매입할 수 있게 돼 다양한 재테크가 가능해진다.
2001년부터는 해외여행경비와 해외송금의 금액제한이 완전철폐돼 능력만 있으면 마음껏 돈을 갖고 나갈 수 있게 된다. 이에앞서 영주권을 갖고 있는 해외동포들도 내년4월부터는 국내 재산(100만달러 이내)을 갖고 나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이 해외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계좌를 통해 현지의 채권과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재테크의 완전한 국제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기업들도 외환규제에서 완전 해방 기업들에는 외환거래의 자유방임시대가 열린다. 내년4월부터는 국내에서 A라는 회사가 B라는 계열사 또는 C라는 거래기업과 달러만으로도 거래를 할 수 있다. 또 국내에서 돈을 들고 나가 전혀 제한을 받지 않고 해외부동산을 사들이고 해외기업 등에 대한 직접투자도 할 수 있다. 자체판단에 따라 능력만 있으면 자유롭게 해외투자에 나서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기관들도 해외진출이 완전 허용돼 필요에 따라 국내외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1년부터는 사정이 또 달라진다. 1년이하의 단기차입과 해외증권발행이 모두 자유화하고 투기목적의 외국파생 금융거래도 가능해지는 등 기업에 대한 외국환 규제가 완전 철폐될 예정이다.
■외국인들은 자기나라처럼 투자 가능 외국인들은 자기나라와 혼동을 일으킬 정도. 7월부터는 부동산, 증권은 물론 양도성예금증서에 대한 투자가 허용되고 국내에서 원화로 표시된 증권을 발행해 돈을 모을 수도 있다.
2001년에는 국내에서 외화로 표시된 증권을 발행할 수 있고, 각종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완전 허용돼 자본거래의 국경이 완전 해체된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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