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실험여부 놓고 美-獨 반박성명 오가기도17일 버밍엄 서방선진7개국과 러시아(G8)정상회담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장. 헬무트 콜 독일 총리가 핵폭탄과 같은 발언을 던졌다. 『파키스탄도 이미 핵실험을 완료했다』 「파키스탄 내각은 이미 핵실험 실시를 결정했다」는 파키스탄 외무장관의 발표가 나온지 2시간만이었다. 파키스탄에도 핵실험이 완료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그러나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가장 정확한 정보』라며 이를 부인했다.
핵실험 여부를 둘러싼 각국 정보기관간의 정보전쟁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판이하다. 이번 사건에서도 어느 한쪽은 국가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아야 할 처지다.
현재로서는 독일이 핵실험 소문을 과학적으로 확인하지 못해 실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독일의 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가 통독이후 구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시」를 통합해 정보수집 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지만 핵실험은 과학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사첩보위성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독일로서는 과학적인 입증이 쉽지않다. 핵폭발에 따른 진동을 잡아내기도 독일에서는 불가능하다. 파키스탄측도 핵실험을 부인하고 있다. 그래서 회교국인 파키스탄내의 가톨릭 인맥들이 로마 교황청에 핵실험관련 정보를 흘렸고 이것이 독일로 다시 유출됐을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보다 과학적이다. 60년 첫 첩보위성을 띄운 이후 핵실험을 비롯한 군사정보 수집에는 탁월한 노하우를 축적해놓은 상태다. 파키스탄의 핵실험 준비도 미국의 첩보위성에 포착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정보력이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일본총리는 회견장에서 「미확인 정보」를 전제로 독일의 손을 들어줬다. 20킬로톤급 수준인 인도의 11일 핵실험에서 나온 진동을 일본의 지진관측계가 잡아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시모토 총리의 반응도 무시할 수 없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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