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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생을 위한 대학/김호기 연세대 교수(1000자 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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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생을 위한 대학/김호기 연세대 교수(1000자 춘추)

입력
1998.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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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대학에서 변화가 있었다면 그 하나는 장애인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입학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충분한 수학능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진학의 기회를 잃고 있던 장애인 학생들과 부모들에겐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이들이 입학하면서 학교측은 건물에 경사로를 만들고 전용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등 여러가지 신경을 쓰고 있다.

또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 경사로, 엘리베이터, 장애인용 화장실 등이 표시된 「교내 장애지도」를 만들어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여건은 아직도 장애인 학생들이 학교 다니기에 불편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최근에 지어진 새 건물들은 장애인을 위한 여러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엘리베이터조차 갖추지 못한 오래된 건물에서 이들이 강의에 참석하기란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일주일에 스무시간에 가까운 강의 가운데 다른 과목을 연속해서 들어야 하는 경우 장애인 학생들이 10분밖에 안되는 짧은 휴식시간 안에 다른 강의실로 옮겨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의시간마다 늦게 들어 올 수 밖에 없는 장애인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무척 안쓰러워진다.

장애의 정도가 심한 학생들에겐 건물시설 못지 않게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이들을 돕기 위한 작은 모임까지 생겨났지만 대개 부모가 학생들의 생활을 일일이 챙기는 경우가 많다. 형식적인 친절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관심과 배려가 있을 때에만 장애인 학생들은 또 한번의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고 활기찬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직업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 안에서만이라도 이들에 대한 보다 따뜻한 시선과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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