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수석 교체 힘겨루기 시각도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수석비서관의 교체를 결심한 것은 12일 「국민과의 TV대화」를 전후해 실시된 여론 조사 결과가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경제정책의 혼선, 호남인사 편중 문제에 대한 여론이 나쁜 것을 보고 김대통령이 인사를 선거후로 미뤄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먼저 결정된 것은 경제수석의 교체』라고 말했다.
특히 경제수석실이 관장하는 7개 경제부처 장관 간담회의 간사역을 김태동(金泰東) 수석이 아닌 강봉균(康奉均) 수석이 맡으면서, 청와대 주변에서는 「기능과 직책의 불일치」에 따른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중권(金重權) 비서실장은 지난주 강봉균 수석에게 먼저 교체 가능성을 타진했고, 박지원(朴智元) 공보수석은 인사 전날인 17일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강봉균 수석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예고」를 던지기도 했다.
문희상(文喜相) 전 정무수석은 여소야대 정국 타개를 위해 동분서주했음에도, 김대통령과의 「주파수」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고전해 온 케이스. 여기에다 같은 동교동 출신인 박공보수석과의 「알력설」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이강래(李康來) 신임 정무수석은 이미 13일께 김실장으로부터 「청와대 입성」통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경우든 이번 인사는 여권 내부의 힘겨루기가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이며, 청와대 내부에서도 적잖은 역학관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강수석이 다시 선임수석인 정책기획수석에서 자리를 옮기고, 문전수석도 차관급에서 차관대우 1급인 안기부 기조실장으로 한 단계 낮은 자리로 가는 등 「직급 파괴」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퇴임·취임의 변
18일 전격 교체된 청와대수석들은 각각 퇴임의 변과 취임포부를 통해 앞으로 청와대가 나아갈 방향을 시사했다.
◎“개혁의지 확고하다”
▲김태동(金泰東) 수석=「국민의 정부」개혁의지는 전혀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각 경제부처 장관들도 개혁에는 앞뒤가 없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눈코뜰새 없이 일해왔다. 다행히 20일 열릴 경제대책 조정회의에서는 새 정부 비전의 큰 틀이 세워질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나에게 새로운 임무가 부여된 것 같다.
◎“정치안정화에 최선
▲이강래(李康來) 수석=어려운 상황속에서 중책을 맡게됐다. 『정치 안정이 국난 극복의 선결과제』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명심하고 정치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국정전반의 개혁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50년만의 정권교체를 통해 탄생한 「국민의 정부」에 부여된 역사적 소명을 바로 인식, 대통령이 책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보필하는게 최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정책 한목소리 내야”
▲강봉균(康奉均) 수석= 경제부처와 수석비서관이 호흡을 맞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대통령께서는 시장 경제 논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에 대해)할 일은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과거 재경원에서 분리된 기획예산위, 금융감독위, 한국은행은 앞으로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한다.
◎“대통령뜻에 따른다”
▲문희상(文喜相) 기조실장=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대통령의 뜻에 따라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여부에 국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혁주체 세력을 만들고, 정국의 레일을 까는 등 어느 정도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 앞으로는 나같은 수성(守城)형보다 공세적 현실주의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선거 이후가 중요하다. 김대통령 밑에 파벌은 없으며 각자 맡은 바 역할이 다를 뿐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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