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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 재협착 레이저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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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 재협착 레이저로 뚫는다

입력
1998.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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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망 시술 후 다시 좁아진 관상동맥에 레이저를 쏘아 뚫어주는 모습.우리 사회의 질병양상은 산업화와 생활양식의 변화만큼이나 급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망원인 1위는 동맥경화증으로 불리는 혈관병이다. 동맥경화증이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면서 피가 흐르는 통로를 막아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는 병이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이 병이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심장마비)을 일으킨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기능에 지장을 초래한 상태이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증이 생겨 급사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최근 혈관질환이 계속 늘고 있어 적절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치료법에는 보조적 요법이나 약물치료도 있지만, 좁아진 관상동맥을 물리적으로 넓혀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관상동맥확장술이 각광받아 왔다.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시술

과거에는 다리의 정맥을 떼어 좁아진 혈관을 대체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전신마취나 가슴을 절개할 필요가 없고 시술이 용이하며 회복이 빠른 관상동맥확장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이 중 먼저 도입된 풍선확장술은 좁아진 부위에 풍선을 삽입해 넓혀주는 시술로 재발률은 40% 정도이다.

풍선확장술 외에 좁아진 혈관을 면도날과 같은 기구로 도려내거나 갈아내는 방법이 사용됐으나 재발률을 낮추지는 못했다. 최근 많이 이용되는 스텐트삽입술은 좁아진 관상동맥을 풍선으로 확장한 후 혈관모양의 그물망을 넣어 관상동맥을 지지해주는 시술로 풍선확장술에 비해 높은 치료율을 보인다. 그러나 재발률이 20% 안팎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재협착 방지대책

풍선확장술은 40%, 그물망시술은 20% 안팎의 재발률을 보이는등 시술후 관상동맥이 다시 좁아지는 재협착의 문제는 심각하다. 관상동맥질환의 연구에서 초점이 되는 분야가 재협착문제의 해결이다. 현재 재협착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약물복용으로 재협착을 막으려는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최근 조직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이나 유전자를 시술부위에 주입해 재협착을 막는 방법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술 직후 방사선을 쏘이거나 방사선을 내는 그물망을 삽입하는 국소방사선치료법도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선 대단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심혈관센터에서도 동물실험을 진행중이며 곧 임상응용을 시도할 계획이다.

■레이저 관상동맥성형술

그물망 시술후 재협착이 생기면 풍선확장술을 이용, 그물망 내부로 다시 들어와 콜레스테롤 찌꺼기를 밀어 내거나 그물망시술을 재시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재발률이 처음보다 훨씬 더 높다. 따라서 그물망시술 후의 재협착은 관상동맥확장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돼 왔다.

레이저 관상동맥성형술은 그물망시술 후 관상동맥이 다시 좁아진 곳에 엑시머레이저기기의 철선을 삽입, 자외선 레이저를 쏘아 재협착부위를 완전 분해함으로써 혈액순환을 재개하는 새로운 시술법이다.

■전망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그물망삽입술 후 관상동맥이 재협착된 환자 20명에게 레이저 관상동맥성형술을 시행한 결과 재발률이 20%에 불과했다. 관상동맥확장술을 받는 환자는 계속 늘고 있으며 시술 후 재발을 낮추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레이저 관상동맥성형술은 안전하고 시술이 용이하며 기존 치료방식에 비해 재발률이 낮기 때문에 그물망시술 후 재발의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원로 성균관대의대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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