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또다른 교과서 강제폐간 가슴 아픈일”『50∼60대에게 서울경제신문은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언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다양하고 깊이있는 정보를 제공하던 독보적인 신문이 하루아침에 폐간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지요』
정통경제관료출신으로 「국민의 정부」에서 경제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진념(陳稔) 기획예산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 강제폐간 당시 경제정책의 동반자가 하나 없어지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회고했다.
당시 서울경제신문의 위상은 어떠했습니까.
『경제계 인사들은 물론 경제부처 공무원들에게 서울경제신문은 경제여론동향을 알 수 있는 최고의 안내서이자 정책수립의 길잡이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했습니다. 우뚝 선 경제신문이었지요.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신문으로서 언론의 신경지를 개척했으며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또다른 교과서였습니다. 고시공부할 때에도 서울경제를 많이 참고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81년 7월 영국근무를 마치고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장으로 귀국했는데 서울경제신문이 이미 폐간되고 없더군요. 아주 가슴아픈 일이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서울경제신문을 구독했습니까.
『대학(서울대상대) 도서관에서 고시공부를 하면서 매일 1면 왼쪽에 실리는 경제해설과 칼럼을 봤습니다. 폐간전 서울경제신문은 고시준비생들에게 있어 아주 훌륭한 「경제학 수험서」로 통했습니다』(진위원장은 서울대 상대 4학년때 불과 3개월을 공부해 고등고시에 합격했다)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을 때에는 서울경제신문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습니까.
『서울경제신문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세하게 안내하면서도 정부에 대해 가장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경제이론과 경제현실을 접목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요. 많은 경제정책입안자들에게 경제현안을 심층 보도하고 시시비비를 가린 경제신문으로 기억돼 있을 것입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기사를 하나 소개해 주시지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한 시리즈 기사는 서울경제신문이 압권이었습니다. 정부의 정책내용을 시리즈로 상세히 소개하면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찬반 토론도 붙였어요. 정책을 수립하는 공무원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상세하고 깊이있게 다룰 수 있는 신문이 없었습니다. 1면 아래에 실렸던 고십형태의 동향기사는 공무원들에게 화젯거리였으며 가끔은 혈기있는 공무원과 서울경제신문기자간의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경제칼럼은 어떠했습니까.
『경제여론을 좌우했지요. 남덕우(南悳祐) 전 총리가 1면에 게재했던 칼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김만제(金滿堤) 전 부총리의 기고도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지요. 그 이외에 많은 분들이 서울경제신문 칼럼을 통해 자기주장을 펴고 정부정책을 비판했지요. 칼럼을 쓰셨던 분들이 하나같이 요직에 발탁돼 아주 중요한 일을 했는데 그것도 우연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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