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담회… “재무상태로만 부실판정 문제” 제기『21세기 산업정책 방향과 비전을 외면한 채 재무상태만으로 부실기업을 가려내 퇴출시키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이 큽니다』
15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14명의 장차관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 1시간10여분 동안 계속된 이날 간담회는 「기업 살생부(殺生簿)는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공표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된 가운데 진행됐다.
그러나 간담회는 시작부터 구조개혁의 각론(各論)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으로 비화했다.
박태영(朴泰榮) 산업자원부 장관이 먼저 나서 『산업전문가를 배제한 채 금융전문가들만으로 부실기업을 판정하면 문제가 있다』고 소리 높였다. 배순훈(裵洵勳) 정보통신부 장관도 『아무리 유망한 기업이라도 돈을 못갚으면 부실기업으로 판정될 수 밖에 없고, 특히 부실판정을 내리기가 모호한 중간지대의 기업(Grey Area)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영어를 섞어가며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에게 따져 물었다.
답변에 나선 이 위원장은 『현재뿐 아니라 장래의 상황을 고려해 부실기업을 판정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구조개혁 방법론을 둘러싼 몇몇 장관들의 이의제기는 이어졌다. 결국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이 마이크를 잡고 『이견이 있는 부문은 장관들끼리 만나 해결하라』고 요청할 만큼 「논전(論戰)」이 치열했다.
간담회에 배석했던 경제부처 관계자는 『접점을 찾기 위한 논의와 노력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 『하지만 시간은 촉박한데 장관들의 이견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고 촌평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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