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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하야 ‘시간문제’/퇴진 3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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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하야 ‘시간문제’/퇴진 3개 시나리오

입력
1998.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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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선출 정권 이양/군부압력에 강제 퇴진/쿠데타로 비극적 종말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 정권이 벼랑 끝으로 밀리고 있다. 개발도상 15개국(G15) 정상회담에서 급거 귀국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15일 긴급 각료회담을 소집, 유류가격의 인상을 철회하는 등 민심 수습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통제 불능상태의 시위와 반정부 세력의 거센 퇴진 압력, 돌아선 민심 등은 그를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순간」으로 밀어넣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지난 32년간 지지해왔던 수하르토 체제에 대한 시각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도 수하르토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외적으로 「수하르토의 사임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수하르토의 퇴진은 크게 3가지 시나리오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합법적인 권력이양. 수하르토는 충성스런 군부대를 앞세워 「발등의 불」을 끈 뒤 최고정책결정기관인 국민협의회(PCA) 대회를 소집, 차기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케 하는 것이다. 대의원 1,000명으로 구성된 PCA는 대통령과 부통령 선출권을 갖고 있어 합법적인 정권이양이 가능하다. 이 경우, 수하르토는 자신이 지명한 후계자에게 권력을 넘겨줄 수 있으나 국민이 이를 용납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는 것. 66년 3월 수하르토를 비롯한 장성 3명이 수카르노 당시 대통령을 방문, 모든 권력을 군부에 넘기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수카르노는 서슬퍼런 군부의 압력에 굴복, 정권을 넘겨주었으며 70년 사망할 때까지 가택 연금을 당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부 군장성들이 수하르토대통령을 찾아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그가 이를 수락한다는 시나리오다. 장성들은 최후통첩 전달에 앞서 전격적으로 통행금지 조치나 계엄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군사 쿠데타. 수하르토 대통령이 끝까지 정권유지에 집착할 경우, 군부가 그를 축출하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군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순조롭게 정권을 탈취할 수도 있고 쿠데타군과 충성군으로 나눠 무력충돌을 벌일 수도 있다.<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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