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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강도·放火 피해 잇달아/무법천지 印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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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강도·放火 피해 잇달아/무법천지 印尼

입력
1998.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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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연락망 가동 KAL機 4대 투입준비도/폭도들 상점몰려와 폭행… LG지점 2곳 불타인도네시아 사태가 악화함에 따라 현지의 우리 대사관과 1만여 교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철수준비를 갖추는 등 긴장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 자카르타 한국대사관측은 15일 『교민들을 지역별로 나누어 만약의 경우에 지정된 장소에 집결, 철수할 수 있도록 비상연락망을 편성했다』며 『대한항공과 협의, 대한항공이 보유한 보잉747점보기 4대 전부를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측은 『이들 점보기를 동시에 투입하면 1시간 거리인 인근 싱가포르까지 5∼6차례에 모든 교민들을 철수시킬 수가 있다』고 말했다.

주 자카르타 대사관은 시위가 악화하면서 홍정표(洪正杓) 대사를 비롯, 19명 전직원이 3교대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대사관의 김종권(金鍾權) 공보관은 『이틀전부터 시위가 격화해 상당수 교민들이 퇴근길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까운 호텔에 묵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가 심한 지역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들 모두 가게문을 닫고 집이나 호텔로 대피했다.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학교는 14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교민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교민들은 화교와 외모가 비슷해 오해를 받아 피해를 당하고 있다. 자카르타 북부 탕그랑에서 화공약품 수입상을 하는 김진국(29)씨는 14일 폭도들이 자신의 상점으로 몰려와 폭행을 가하고 상점을 불태워 1만달러의 피해가 났다고 말했다. 보고르의 한 교민이 경영하는 신발공장에는 강도가 들어 돈을 빼앗고 폭행한 후 달아났다. 14일 한국에서 귀국하던 남방 개발의 배상경 사장은 공항에서 승용차를 타고 나오다 운전사와 함께 폭도들에게 구타를 당하다 군인들에게 구조됐다. 이밖에 자카르타 공항을 오가다 폭도들에게 이른바 「통행세」명목으로 돈을 빼앗긴 교민들이 숱하고 강도와 도둑을 당한 교민 집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들은 강도에 대비해 집에 「라이프 머니」로 일정액수를 준비해 놓고 있다고 전했다.<자카르타 외신="종합">

◎국내기업 전면휴업­철수시작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자카르타 지점, 사무소의 문을 모두 닫고 이번주 일요일까지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일부 직원들은 본국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15일 자카르타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에 따르면 LG아스트라의 자카르타 지점 두 군데가 방화와 폭동으로 전소됐다. 이중 불이 난 지푸다트지점은 사무실에 보관하던 3만달러상당의 상품까지 모두 불에 타 큰 재산피해를 냈다.

지점마다 현지 채용직원은 모두 철수시키고 한국직원만 근무하고 있는 상태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와람풍에 조미료 공장 두 곳을 가동하고 있는 대상은 자카르타 주재직원과 가족 60여명의 외출을 자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쌍용그룹은 (주)쌍용 직원을 모두 철수시킨데 이어 자카르타 콘라드빌딩 건설현장에 파견한 46명의 쌍용건설 직원들에게도 모두 철수지시를 내렸다. (주)대우 (주)SK 등 국내 주요 상사도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결제중단선언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들은 15일 모두 휴업에 들어갔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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