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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참사 희생 한청희 교사 제자들의 ‘스승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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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참사 희생 한청희 교사 제자들의 ‘스승의날’

입력
1998.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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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가셨지만 그사랑 저희가슴에”/20년간 담임맡으며 펴내 주신 학급지 펴보며 가르침 되새겨 장성한 제자들은 장학회 조직『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지 8개월, 그러나 선생님의 높은 뜻과 사랑은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

1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중계동 중원중학교. 지난해 대한항공 801편기 괌 추락사고로 숨진 서울 청계초등학교 한청희(韓淸姬·당시 52·여) 선생님의 제자 20여명은 점심시간이 되자 교내 화단앞에 모였다.

한선생님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후 중학생이 된 이들은 선생님이 애착을 가졌던 학급지 「우리들」의 책장을 넘기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우리들」은 한선생님이 교직생활 20여년동안 담임을 맡은 아이들의 편지나 일기를 모아 펴낸 학급문집으로 최근 65호가 발간됐다.

김은영(金恩瑛·14)양은 『6교시만 되면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주시던 한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한선생님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우리들」을 통해 우리가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가르침을 주고 계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윤정은(尹貞恩·14)양은 『급식시간에 밥을 직접 퍼주실 때는 시골할머니 같았고 꾸중하실 때는 천군만마를 호령하는 장수 같았다』며 『한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영원한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생일 때 선생님에게서 받은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라」라는 편지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는 김재영(金在永·14)군은 『선생님이 좋아하시던 붕어빵을 한아름 갖다 드리고 싶다』며 울먹거렸다. 학생들은 찾지못한 유해 대신 유품과 소장품을 묻어 모신 한선생님의 묘지에 조만간 찾아가 「우리들」의 맥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하기로 했다.

한편 한선생님에게서 배운 적이 있는 장성한 제자들은 최근 「우리들」이라는 동문회를 발족하고 「한청희 장학회」도 만들었다. 한선생님의 퇴직금에다 제자들이 모은 2,000여만원을 보탠 1억여원으로 출발한 장학회는 2월 한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청계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이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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