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협력과 경쟁의 관계인데 요즘에는 뭔가 이상하다』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와 박태준(朴泰俊·TJ) 총재가 강원지사 연합공천문제를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는 것을 두고 한 당직자가 던진 말이다. JP는 한호선(韓灝鮮) 후보의 연합공천을 관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TJ는 『공동정권의 틀 내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타협해야한다』며 다소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박총재가 13일 열린 자민련 강원지사후보 선출대회에 불참함으로써 양측간의 불협화음이 표면화했다. 14일 박총재가 『나도 한후보를 밀고있으니 갈등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지만 양측간의 앙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두 사람이 지난달 수도권 광역단체장 연합공천문제를 비롯 주요 현안마다 견해차이를 보이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측은 상대방에 대해 다소간 섭섭한 심정을 갖고 있다는 게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JP측은 『박총재가 당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의식한 행동을 많이 하는 것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TJ측은 『당운영의 책임을 맡겨놓고 왜 자꾸 간섭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TJ가 최근 『내가 고용사장이지만…』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박총재가 총재직에 취임한 뒤 새정부 출범때까지는 두 사람 사이에 별다른 앙금은 없었다. 그러나 3월초 당직개편을 거치면서 JP직계 인사들이 당무에서 소외된 것이 양측간에 거리가 생기는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4월2일 실시된 재·보선에서 자민련이 완패한 뒤로 TJ의 정치적 위상이 약해지면서 갈등이 표면화했다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와함께 당직자들은 『김대통령이 박총재와는 대등한 관계로 주례회동을 가졌지만 김총리서리와는 상하관계라 볼 수 있는 주례보고를 받은 것도 양측을 불편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JP와 TJ가 지방선거이후 자리바꿈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 되고있어 주목된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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